中, 무역협상 중 위안화 절상 유도…'환율방어 채권' 발행

입력 2019-01-31 11:13
中, 무역협상 중 위안화 절상 유도…'환율방어 채권' 발행

작년 도입 후 두번째…인민은행, 내달 3조원대 발행해 유동성 흡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위안화 환율 문제가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의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고자 중앙은행 채권 발행에 나섰다.

그간 미국 측이 줄기차게 위안화가 인위적으로 평가절하됐다면서 문제로 삼아 왔다는 점에서 다분히 중국이 미국에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13일 홍콩 채권 시장에서 총 200억 위안(약 3조3천억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을 발행한다고 30일 오후 늦게 밝혔다.

이 중 100억 위안 어치는 3개월물, 100억 위안어치는 1년물이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으로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

인민은행이 새로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면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결과적으로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작년 가을 위안화 환율이 급등(위안화 평가절하)해 중국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달러당 7위안 선을 위협하자 인민은행은 중앙은행증권을 처음으로 홍콩에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는 등 강력한 시장 개입 의지를 천명했다.

인민은행은 작년 11월 홍콩에서 총 200억 위안 어치의 중앙은행증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30∼3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에는 다른 경제 부처 차관급 인사들과 더불어 이강(易綱) 인민은행장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이 그간 문제를 제기해온 위안화 환율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인민은행의 중앙은행증권 추가 발행이 중국 정부가 급격한 위안화 환율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크게 내려간 상태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47% 급락한(위안화 절상) 6.702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는 작년 11월 저점을 기록하고 나서 최근까지 4%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역내 시장에서 오전 장중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6920위안까지 떨어지면서 6.7위안선 밑으로 내려갔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