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체결 포기'…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사실상 무산
호반 컨소시엄 도시공사에 포기 공문…광주시 선택 주목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13년 만에 재개하려던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우선협상 대상자의 사업 포기로 다시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호반 컨소시엄이 전날 사업시행자인 광주도시공사에 '실시협약 체결 포기' 공문을 보냈다.
호반 컨소시엄 측은 낮은 사업성으로 투자 위험이 큰 사업으로 보고 있으나 광주시와 도시공사가 공공성 강화 방안을 요구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레지던스 호텔 건립 등에 따른 특혜 의혹이 지역사회에서 불거지자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광주도시공사와 호반 측은 어등산 개발을 위한 실시협약을 이달 말까지 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협상 결과 쟁점이 된 레지던스호텔의 운영 주체 등의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 측은 1천500여실 규모의 레지던스호텔 운영 주체를 두고 전문위탁운영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주택 임대사업으로 변질할 우려가 있는 레지던스호텔 조성에 대해서는 숙박업이 아닌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협상안에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호반 측은 현재 계획대로 하더라도 위험이 큰 사업인데 공공성만을 요구하면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지던스호텔 운영을 위한 전문위탁운영사 대신에 분양한 뒤에는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호반 측이 투자 위험을 내세워 '실시협약 체결 포기' 공문을 보냄에 따라 사업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광주시가 호반의 입장을 받아들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을 요구할지, 아니면 기존 방침에서 물러서 재협상을 검토할지 주목된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어등산 41만6천㎡ 부지에 휴양문화시설(인공호수, 워터파크, 아트센터), 숙박시설(특급호텔, 콘도, 레지던스호텔), 운동오락시설(골프연습장, 체육시설), 창업지원센터, 공공편익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익성과 수익성의 균형점을 찾고자 협의를 벌였지만 일부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도시공사와 협의를 거쳐 조만간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