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방위비 분쟁이 전략적 이해 손상해서는 안 돼"

입력 2019-01-31 11:09
수정 2019-01-31 13:18
미 전문가 "방위비 분쟁이 전략적 이해 손상해서는 안 돼"

트럼프 행정부에 '합리적이고 점진적인 증액' 주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그동안 철벽 동맹을 과시해온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으며 이는 한미동맹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미 전문가들이 우려했다.

미 보수계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협상이 한미동맹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합리적이고 점진적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승윤 터프츠대 플레처 대학원 교수는 방위비분담을 둘러싼 한미 양국 간 갈등이 조기에 해소되지 못할 경우 '치유하기 힘든' 상태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30일 헤리티지 재단 기고를 통해 지난 5년간 한미 양국이 SMA 협상에서 이견을 빚어왔으나 현재 교착상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긴장시키거나 이전과 같은 반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고, 아울러 북한 측에 성급한 양보를 제시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올리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동맹은 직접적인 무역거래가 아니며 한국은 유럽의 어느 동맹보다 많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2.6%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베트남전에 30만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소말리아 해적소탕,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평화유지 활동 등 국제적으로도 미국의 믿음직한 동맹 역할을 해왔음을 언급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푼돈 챙기려다 목돈 잃는' 우를 범하지 말아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50-100% 인상을 요구하기보다 합리적이고 점진적인 인상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협정을 매년 재협상하도록 변경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아시아에서 국익을 수호하는 것이 미국에 극히 중요하며 한국과의 동맹이 여기에서 긴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협상 교착상태와 미국의 과도한 압력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자칫 이전 한국 진보 정부 당시 조성됐던 반미주의로 재연될 수 있다면서 여기에 북한의 재래식 위협이 감소하기 전에 성급하게 미군을 감축할 경우 이는 모두 미국에 재앙적인 시나리오가 될 것이며 북한을 이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2차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서 행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연설에서 "바다 건너 차단막을 치고 있다 자유를 상실한 다음에야 구하러 달려오는 것보다 그곳에 있는 게 낫다. 미국 동맹들의 강력함이 미국에 긴요하며 미국의 안전보장이 필수적이다".

터프츠대 이승윤 교수도 29일 의회 전문매체 더힐 기고를 통해 '한미동맹이 트럼프와 김정은, 문재인 대통령 간 긴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한미 양측이 타협이 이를 수 있지만 만약 상처가 깊어진다면 여기에 북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상충하는 견해로 인해 병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분담금 갈등이 한미동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저평가 및 김정은에 대한 기이한 낙관론과 함께 겹쳐 트럼프에게 한국에 부분 감축이라는 압박 카드를 사용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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