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이사회-직원연대 충돌…"제보자와 유착" vs "증거 대라"(종합)

입력 2019-01-31 17:04
케어 이사회-직원연대 충돌…"제보자와 유착" vs "증거 대라"(종합)

이사회 보고서 "직원연대가 인사권·경영권 개입" 비난

직원연대 질의서 "정황·증거 구체적으로 밝혀라"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 이사회가 내부제보자와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의 유착설을 제기하자 직원연대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사회가 박소연 대표의 사퇴안을 부결하고 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 온 직원연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케어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사회 회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케어 이사회는 지난 27일 회의를 열어 제보자인 임모 이사와 박소연 대표이사에 대한 임원 직무 정지안, 조직개편안 등을 논의했다.

케어 이사회는 보고서에서 "1차 이사회와 마찬가지로 언론제보자인 임 이사에게 이사회 소집을 통보했고, 언론 제보 전 실무기구인 사무국 회의나 총회가 승인한 대의기구인 이사회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한 소명을 요청하려고 했으나, 임 이사는 연속 2회에 걸쳐서 이사회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관에 따라 연속 2회 이상 서면으로 의결서를 제출하지 않고 이사회에 불참한 임원에 대해 직무를 즉시 정지할 수 있으나, 1회에 한해 더 소명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다음 이사회에서 임 이사의 직무 정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 "박 대표와 임 이사 양측의 소명을 듣고 박 대표의 직무 정지를 의결하기로 했으나 임 이사의 불참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의 기회를 놓쳤다"며 "박 대표에 대한 임원 직무 정지안은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케어 사무국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사회는 "현재 1천400명 정도의 회원이 이탈했고 월 2천500만 원 정도의 후원금이 감소했다"며 "모금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원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시국에 업무가 없는 교육팀, 홍보팀, 케어티비의 인원은 인원보강이 필요한 회원관리팀, 입양팀, 동물관리팀에 편입하거나 법률검토 후 권고사직, 권고휴직, 대기발령 조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는 또 박 대표 사퇴와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직원연대에 대한 불쾌감도 드러냈다.

이사회는 "직원연대는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자율 경영권 및 인사권에 개입하려 하고 직원복지를 내세우며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며 "현재 직원연대의 활동이 강압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직원연대 구성원들끼리도 직원연대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갖고 이탈하는 직원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직원연대의 일부 구성원들은 사건 보도 5일 전부터 이미 사안을 알고 있었고 임 이사의 지시로 성명서를 준비하려고 하는 등 치밀한 계획도 논의가 되고 있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직원연대는 '케어 2차 이사회 결과 보고문에 대한 직원연대 질의서'를 내고 "직원연대가 (노조 결성을 통해) 경영권 및 인사권에 개입하려 한 정황과 증거를 밝혀달라"고 공개적으로 질의했다.

또 내부제보자와의 유착설과 관련해 "'일부 구성원'이 누구이며, 그들이 임 이사에게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를 밝혀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직원연대의 활동이 강압적이고 비민주적'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내용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사안을 바라볼 수 있는 외부인사의 영입 없이,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비대위 인선과 구성에 대해 데드라인을 정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직원연대는 2월 말로 예정된 총회의 일시, 장소를 회원들에게 조속히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직원연대는 총회에서 대표 해임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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