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이란 위협 놓고 정보당국과 마찰…"순진…틀렸다"(종합)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란 위협 평가에는 "학교로 돌아가야" 조롱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등의 대미(對美) 안보위협을 놓고 정보당국의 평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정보당국이 북한의 핵포기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회의론을 펴자 비핵화에 "진전"이 있었다고 반박하고, 이란의 위협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핵심적 핵활동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정보당국의 평가를 "순진하다"고 깎아내렸다.
또 시리아 미군 철군과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놓고 정보당국이 이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최상"이라며 "(핵) 실험도 없고 유해들이 송환되고 있으며 인질들이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의 제대로 된 기회"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이전 행정부가 끝나갈 무렵 관계는 끔찍했고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나려고 했었다"며 "지금은 완전히 얘기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곧(shortly) 김정은을 보게 되길 고대한다"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 정보관리들은 전날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북한 비핵화, 이란, IS(이슬람국가) 등 국제적 안보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노출했다.
코츠 국장은 전날 "북한 정권은 WMD(대량파괴무기)와 관련된 도발적 행동을 중단했고, 핵미사일과 핵 실험을 1년 넘게 하지 않았으며 핵 시설 일부를 해체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우리는 북한이 WMD 역량을 유지하려고 하고,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전과 관련해 "방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윗에선 "정보기관 사람들은 이란의 위험성에 관해 매우 수동적이고 순진한 것처럼 보인다"며 "그들은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이란은 중동 전역과 그 너머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며 "끔찍한 이란 핵 협정을 끝낸 이후로 그들은 매우 다르다"고 덧붙였다.
정보당국자들은 전날 미국이 작년 5월 탈퇴한 이란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대해 여전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츠 국장은 이란에 대해 "현재로선 핵심적 핵무기 개발 활동에 착수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보기관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방침을 밝히면서 '격퇴'했다고 선언한 IS에 대해서도 "이라크에서 여전히 테러리스트이자 반란 위협세력으로 남아 있다"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다른 견해를 보였던 정보기관 당국자들을 겨냥해 이날 트윗글에 "어쩌면 학교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트윗에선 시리아 철군과 관련,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시리아에서 IS는 통제 불능 상태였지만, 지난 5주 동안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프간 평화 협상에 대해서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과 정보기관들의 다른 견해는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에 대해 대중과 동맹들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민주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즉각 비판에 나섰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정보기관들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대해 계속 엄격하고 현실적인 분석을 제공한다"며 "백악관이 이를 듣지 않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도 "대통령은 자신의 대체 현실(alternate reality)에 맞추기 위해 정보기관을 깎아내리는 위험한 습관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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