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술단, 1주일간 베이징 머물며 북중 전략적 밀월 다져
23일 국경 넘은 北예술단, 24~30일 베이징 체류 후 귀국길 올라
中, 北예술단에 각별한 예우…시진핑 부부 공연 참관·무대 격려까지
소식통 "김정은 방중·예술단 공연, 北의 대미 협상력 높이려는 의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지난 23일 중국을 방문한 북한 친선 예술단이 30일 귀국길에 올랐다.
2015년 12월 북한 모란봉 악단이 방중했다가 공연 직전 중국과 불화로 돌연 귀국하며 북·중 관계 경색이 표면화된 지 3년여 만으로, 이번 예술단의 베이징행은 북·중 간 전략적 밀월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수용 북한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과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친선 예술단은 임시 열차 편으로 지난 23일 저녁 북·중 접경인 단둥(丹東)을 통과해 24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기차역에 도착했다.
이후 30일 오후에 베이징을 떠났으니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무려 1주일 동안 체류한 셈이다.
고위급 관리까지 대동한 외국 예술단이 1주일이나 베이징에 머물며 공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중국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바로 앞두고 있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가 민생 현장 순시로 가장 바쁠 때라 북한 예술단의 장기 체류는 이목을 끌었다.
춘제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달 초 방중 때를 능가할 정도로 북한 예술단에 특급 의전과 철통 경호를 제공했다. 철저한 접근 통제로 북한 예술단의 열차와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만 볼 수 있었을 뿐 예술단원의 모습을 포착할 수 없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 장소인 국가대극원은 아예 휴관까지 하며 북한 예술단이 최상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연장 입구에는 안면 인식 장치에다 신분증으로 확인해야 들어갈 수 있는 표를 배부하며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썼다. 숙소인 수도 대반점(호텔) 또한 100m 앞의 버스 정류장까지 통제할 정도였다.
북한 예술단은 24일 베이징 도착 후 25일 국가대극원에서 최종 리허설을 한 뒤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저녁에 북·중 우의를 강조하는 공연을 했다.
북한 공훈 국가합창단과 삼지연 악단, 모란봉 악단 등 28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의 사흘간 공연에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임박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신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우호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으며, 북한 정권을 찬양하고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춤과 노래로 팸플릿을 채웠다.
특히, 27일 공연에는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참관했다. 시 주석 부부는 공연 후 무대에 올라가 예술단원들을 격려하고 사진을 같이 찍으며 북·중 우호를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북한 예술단의 대표인 리수용 부위원장은 시진핑 부부와 별도로 면담하는 기회까지 가졌다.
북한 예술단은 지난 29일에는 중국 전통 공연을 관람하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30일 오후 3시 50분 베이징 기차역에서 임시 열차 편에 탑승해 31일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한 예술단의 베이징 공연은 북·중이 올해 수교 70주년을 명분 삼아 전략적 밀월 관계를 강화를 통해 미국과 협상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진핑, 북한 예술단 공연 관람…눈길 사로잡은 현송월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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