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국가 구조 외면속 작년 지중해서 난민 2천여명 사망"

입력 2019-01-30 16:35
"유럽 일부국가 구조 외면속 작년 지중해서 난민 2천여명 사망"

유럽난민기구 "수색·구조 감소 탓…정치적 대립 영향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일부 유럽 국가가 지중해 난민구조를 외면하는 가운데 지난해 사망자가 2천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2천275명으로 집계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유럽을 향하는 난민 51명당 1명이 숨진 셈이다.

특히 269명당 1명꼴이었던 2015년과 비교해 사망률이 많이 증가했다.

UNHCR는 이러한 원인으로 지중해에서의 수색 및 구조 작업 감소, 난민구조 책임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 등을 꼽았다.

특히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인근 국가들이 최근 자국 내 항구를 봉쇄하면서 비정부기구(NGO)의 난민 구조선이 입항을 하지 못하는 사태도 자주 발생했다.

이탈리아에 들어가지 못한 난민들이 스페인으로 향하면서 지난해 스페인에 도착한 난민은 131% 증가한 데 비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80% 감소했다고 UNHCR는 전했다.

UNHCR는 "난민선을 어디에 댈지 유럽 국가들이 논쟁을 벌이는 동안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난민들이 바다에 며칠 동안 갇히는 상황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럽 국가 간 갈등의 골이 깊어 난민 수용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CNN은 전망했다.

CNN은 유럽집행위원회가 2016년부터 망명신청 과정과 난민정착 시스템을 개혁하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분열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당초 유럽집행위는 국가별 난민 쿼터제를 시행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려 했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 우파 정권이 들어선 일부 국가가 쿼터제에 반대하면서 계획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올해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돈을 난민이 아닌 우리 국민에게 써야 한다"며 "우리는 난민 쿼터를 지지하지도, 영구적인 이민 과정을 원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 담당 집행위원은 국가 지도자들을 상대로 난민 수용을 지속해서 설득하겠다고 CNN에 말했다.

아브라모풀로스 위원은 "유럽의 분열은 큰 정치적 문제가 됐지만, 우리의 역할은 이러한 모든 모순되는 요소를 한 데 아우르는 것"이라며 "(난민 문제는) 거대한 도전이자 유럽의 미래와도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 전까지 난민 수용 계획에 대한 관련국의 동의를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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