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공항에 금괴 20t…러시아行?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국제사회의 정권 퇴진 압력과 함께 경제 제재를 받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8억4천만달러어치(9천377억원)에 달하는 금괴 20t을 항공기에 실어 러시아로 보낼 것이라는 소문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확산했다.
베네수엘라 호세 게라 의원은 러시아 국적의 보잉 777기가 이 금괴를 가져가기 위해 28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시몬볼리바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게라 의원은 이러한 정보를 입수한 경위와 이를 증명할만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게라 의원은 전직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소속 경제학자로, 현직 중앙은행 직원들과 연락망을 가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관련 내용을 직접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20t 분량의 금괴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서 인출됐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전체 금괴 보유량은 200t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의 하락세 속에서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영석유기업 PDVSA의 원유 생산과 수출량이 급감하자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간 외화 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금 채굴을 확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최근 영국 중앙은행으로부터 12억달러(1조3천400억원) 규모의 금을 인출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블룸버그가 25일 보도했다.
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해외 자산 확보를 차단하는 것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네수엘라가 수출하는 금을 취급하는 기업이나 사람들과 미국인이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한편, 마두로는 이날 러시아 리아(RI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볼턴 보좌관이 '정신 나간 결정'을 내렸다고 거세게 비난하면서 러시아로부터 받은 차관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에 약 31억5천만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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