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엿보던 가세티 LA시장, 美 민주당 경선 불출마 선언
"LA 시정에 전념"…해리스·블룸버그 등에 지지 보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차세대 주자이자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돼온 에릭 가세티(47)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이 29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욕타임스·LA타임스·폴리티코에 따르면 가세티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못 박은 뒤 자신은 LA에서 더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그 일(LA 시장직)에 깊게 전념해야 한다고 느낀다"면서 "진실은 바로 내 앞에 있다. 그 일은 앞길에 놓여 있다"라고 강조했다.
2013년 마흔을 갓 넘긴 나이에 역대 최연소 LA 시장에 당선된 가세티는 2017년 재선에 성공한 뒤 지난 2년간 꾸준히 대선 도전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이탈리아, 유대계 후손으로 시 인구의 절반이 라티노(히스패닉계)인 LA에서 탄탄한 기반을 닦은 가세티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에 맞서 피난처 도시 정책을 고수하는 등 대립각을 세워왔다.
가세티 시장은 2017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자신을 몸이 바짝 달아 가만있을 수 없는 민주당의 차세대 대권 주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연초부터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예비주자 중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인물은 가세티가 처음이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키어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등 여성 상원의원 3인방이 잇달아 대선 도전을 선언했고 털시 개버드(하와이) 하원의원도 경선 출전을 알렸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등 거물급 베테랑들도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텍사스에서 돌풍을 일으킨 베토 오루어크 하원의원은 최대 다크호스로 꼽힌다.
최근에는 범 민주당 진영으로 분류되던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이 무소속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세티 시장은 같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출사표를 던진 해리스 의원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며 높이 평가했고,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해 "좋은 친구이자 멘토"라고 평했다.
가세티 시장은 지난해 7월 서울을 찾아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LA 공동 관광마케팅'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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