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조위 "예멘 휴전합의 붕괴 직전"…반군, 수감자 첫 석방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인 국제구조위원회(IRC)는 29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예멘 정부와 반군이 체결한 휴전 합의가 붕괴하기 직전이라고 우려했다.
IRC는 이날 낸 성명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한 호데이다 시내에서 친정부 무장조직과 반군 간 전투가 지난주부터 급격히 증가했다"며 "휴전 합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예멘 정부와 반군은 지난달 13일 스웨덴에서 유엔의 중재로 평화협상을 벌여 최대 격전지이자 예멘의 물류 요충지인 호데이다 주(州)에서 휴전하고 동시에 철군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상대가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비난하면서 휴전 합의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휴전 합의 준수를 감시하기 위해 유엔의 주도로 구성돼 지난달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 휴전 감시단(병력재배치조정위원회)의 패트릭 캄마에르트 위원장도 최근 사퇴했다.
캄마에르트 위원장은 호데이다에서 휴전 감시단 차량이 17일 총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나자 이에 반발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덴마크 장성 출신인 미하일 롤레스가르드를 후임자로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휴전 합의의 존속이 위태한 가운데 29일 반군이 포로로 잡았던 정부군 측 수감자 1명을 처음으로 석방, '희망의 끈'이 간신히 이어졌다.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은 "사우디아라비아인 무사 알아와지를 인도적 차원에서 반대급부 없이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감자는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전세기를 타고 반군이 장악한 예멘 사나에서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했다.
마틴 그리피스 예멘 파견 유엔 특사는 "병에 걸린 수감자를 조건 없이 석방한 인도적 행동을 환영한다"며 "양측 모두 앞으로 이런 태도를 더 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반군은 지난달 휴전 합의의 한 조건으로 상대편 수감자를 돌려보내기로 하고 1만5천여명의 명단을 교환했다.
이 합의 이후 수감자가 석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피스 특사는 캄마에르트 위원장의 사퇴와 관련, "휴전 합의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애초부터 다소 짧은 기간 동안 예멘에 머물기로 했었다"고 해명했다.
그리피스 특사와 캄마에르트 위원장은 29일 호데이다시를 함께 방문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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