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경찰, '반정부 시위' 야당 지도자들 체포
국제앰네스티 "카메룬 당국, 야당 탄압 강화"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서부 카메룬 정부가 작년 10월 대통령 선거 이후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야당 지도자들을 체포했다.
카메룬의 한 경찰 간부는 29일(현지시간) 경찰이 수도 야운데의 경찰서에서 야당 지도자 여러 명을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체포된 인사 중에는 야당 '카메룬르네상스운동'(MRC)의 대선 후보였던 모리스 캄토가 포함됐다.
MRC에 따르면 캄토는 전날 밤 경제도시 두알라에서 체포된 뒤 야운데로 이송됐다.
카메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캄토는 작년 10월 7일 치러진 대선에서 14%를 득표해 폴 비야(85)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캄토는 선거 결과가 조작이라며 자신의 승리를 주장했고 그가 이끄는 MRC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지난 26일에도 카메룬의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진행됐고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117명이 체포됐다.
인권단체들은 카메룬의 장기집권 지도자인 폴 비야(85) 대통령이 야당을 탄압한다고 우려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캄토 등의 체포에 대해 "카메룬에서 야당 지도자들과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탄압이 강화된 신호"라며 "카메룬 당국이 비판을 점점 인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야 대통령은 1982년부터 카메룬을 통치하고 있으며 지난 대선에서 승리해 7번째 임기를 맞았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카메룬은 2016년부터 영어권 지역에서 항의시위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카메룬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인정하지만, 전체 인구의 20%에 불과한 영어권 주민은 자신들이 정부로부터 홀대받는다며 불만이 크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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