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 발 묶인 난민구조선 "유럽인권법원에 소송"

입력 2019-01-29 19:04
지중해에 발 묶인 난민구조선 "유럽인권법원에 소송"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연합(EU) 국가들로부터 잇따라 입항을 거부당한 난민 구조선을 운영하는 독일 비정부기구(NGO)가 긴급 구제를 요청하는 소송을 유럽인권법원에 제출했다고 DPA통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 NGO인 씨 워치의 루벤 노이게바우어 대변인은 "승무원과 구조된 난민 1명을 대표로 해서 긴급 구제를 요청했다"며 "유럽 국가들이 해양법을 어기고, 협상에 따라 조건부로 구조가 이뤄지는 이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단체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 '씨 워치3'는 이달 19일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 이주자 등 47명을 구조했다.

그러나 몰타, 이탈리아뿐 아니라 배가 등록된 네덜란드도 입항을 불허하면서 '씨 워치3'는 지중해에서 떠돌다가 악천후를 피해 시칠리아 인근 항구에 임시 정박 허가를 받고 머물고 있다.

2015년 이후 지중해 난민들을 대부분 받아들였던 이탈리아는 지난해 반난민 정책을 앞세운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집권하면서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유럽인권법원에 긴급구제 요청이 들어온 사실을 인정하면서 배가 등록된 네덜란드가 47명의 난민, 이주자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씨 워치3'가 난민, 이주자들을 유럽에 데려오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거리상 더 가까운 튀니지 같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은 전날 성명에서 EU가 지중해 난민 사고 예방 대책을 논의하는 동안 이탈리아가 47명의 상륙을 허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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