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통신, 日 '불법 선박환적' 의혹제기에 "정세흐름 역행 망동"
아베 '북한과 국교 정상화 목표' 언급 하루만에 '보란 듯' 논평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이 29일 일본이 지난주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換積·화물 바꿔치기) 의심 사례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앞날이나 보고 하는 짓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본 정부의 관련 발표를 언급하며 "지역 정세 흐름에서 밀려난 자들의 심보 사나운 짓거리로서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 불고 있는 평화와 안정의 훈풍은 일본이 전쟁국가수립의 정치·군사적, 사회경제적 토대를 구축하는데 써먹어온 '북조선 위협론'의 명분마저 날려 보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당황망조한 일본 반동들이 불리한 형국에서 빠져나올 흉심 밑에 반공화국 해상 차단 책동에 다른 나라들의 감시장비와 인원까지 끌어들이며 앞장서 날뛰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통신은 "일본이 미친 듯이 대조선 압박을 고취하며 정세 격화를 몰아오기 위해 발악하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평화 염원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대세를 외면하면 남이 아니라 자신의 앞길을 망치게 된다는 것을 일본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지난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자산동결과 입항금지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선박 안산1호가 이달 18일 동중국해의 공해에서 선적 불명의 소형 선박과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이날 논평은 일본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지 닷새 만에 나온 것으로, 지금껏 북한이 일본에 과거청산 문제를 강조하면서 드러낸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시정연설에서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전날 국회(중·참의원)에서 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그 다음으로는 본인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지향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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