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청렴도 순위 22위…트럼프 둘러싼 잡음 탓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국제투명성기구(TI)가 평가한 미국의 국가청렴도가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TI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71점으로 전년도의 75점보다 4점이 낮았다.
국가별 순위는 평가 대상인 180개국 가운데 22위로, 전년도의 16위에서 6계단이 떨어졌다. 미국의 순위가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TI는 이에 대해 권력의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위협을 받고 있고 최고 권력층의 윤리 기준이 침식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2년차를 맞이한 지난해는 러시아 스캔들을 포함, 그에게 온갖 잡음이 무성한 한해였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선대본부측의 치부가 노출되는가 하면 성폭력 의혹에 휘말린 대법관 후보를 지명한 것이 논란을 일으켰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실 인사와 이해 상충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개인 자선단체인 '도널드. J. 트럼프 재단'을 해산키로 한 것은 이해 상충의 일례다.
뉴욕주 검찰이 재단을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와 정치적 이해에 봉사하기 위한 '수표'(checkbook)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한 데 따른 조치였다.
조 라이터 TI 미국 지부장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공익에 책임을 지는 정부를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시스템에 생긴 균열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원인이라기 보다는 증상"이라고 말하고 "문제는 트럼프가 취임하기 이전에도 존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라이터 지부장 대행은 미국의 정부윤리청(OGE)이 최고위층의 이해 상충을 통제할 수단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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