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변호사 자격 되찾아…변협, 재등록 허용
백종건 변호사, 출소 후 3차례 시도 끝에 재등록 성공
"많은 분 도움 있었기에 가능…사회적 약자 돕는 변호사 될 것"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백종건(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의 재등록을 허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 취지 판결을 내린 점을 반영해 백 변호사의 재등록을 받아준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백 변호사는 "종교적 양심에 따르겠다"며 입대를 거부했다가 병역법 위반으로 2011년 재판에 넘겨졌다. 사법시험 합격자 가운데 양심적 병역 거부로 기소된 첫 사례였다.
백 변호사는 2016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한 뒤 2017년 5월 말 출소했다.
그는 출소 후 대한변협에 재등록 신청을 했으나 그해 10월 한 차례 거부당했다.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 제도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규정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뒤 다시 대한변협에 재등록을 신청했으나 역시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변호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변호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 변협이 등록심사위를 열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대한변협 등록심사위원회는 백 변호사의 사정이 안타깝긴 하지만 "실정법을 어길 수는 없다"며 등록을 거부해왔다.
대한변협이 이번에 백 변호사의 재등록을 받아 준 건 대법원의 지난해 11월 판결 취지를 존중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종교·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진정하게 성립된 양심을 따른 것이면 정당한 병역 거부"라며 1·2심에서 유죄를 받은 병역거부자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했다.
백 변호사는 이날 결과에 대해 "헌재 불합치 결정 때나 대법원 무죄 취지 판결 때도 그렇고 제가 잃어버린 변호사 자격을 다시 찾은 것도 많은 분이 도와줘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만 "제가 받은 도움을 사회적 약자에게 되돌려 주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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