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감정가 120억 울산고속도 진입로 소유권 이전 승소

입력 2019-01-28 16:37
울산시, 감정가 120억 울산고속도 진입로 소유권 이전 승소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시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감정가 120억원 규모의 울산고속도로 진입도로 소유권이전 등기 소송 1심에서 최근 승소했다.

소송 대상 울산고속도로 진입도로는 신복로터리∼옥현사거리 내 도로 22필지 1만1천247㎡ 규모다.

이 사건 소송 시발점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산시에 따르면 1969년 2월 28일 하나은행 전신 한국신탁은행은 부동산매매와 택지조성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관리·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자회사 한신부동산을 설립한다.

이후 한신부동산은 민자유치 사업으로 진행되던 울산∼언양 간 고속도로(울산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한국신탁은행 신탁자산을 재원으로 투자를 한다.

한국신탁은행의 이 투자는 수익성 부재와 은행 부실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74년 은행 공공성 회복을 위해 한국신탁은행 부실자산을 공공에 이관시켜 은행 수지를 정상화했다.

또 당시 관계기관(경제기획원, 건설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신탁은행, 한신부동산) 논의 끝에 유료 도로인 울산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가 인수한다.

이어 현재 문제가 된 울산고속도로 진입도로는 울산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고, 한국도로공사가 한국신탁은행 투자 원리금(건설비, 이자) 중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대신 한국신탁은행이 울산시에 기부채납하기로 1974년 10월 합의했다.

이런 합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신탁은행은 서울은행과 합병해 서울신탁은행이 되고, 이후 다시 하나은행과 합병해 현재의 하나은행이 될 때까지 소유권 이전을 해주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이런 과거 합의를 무시하고 등기부등본상 소유자임을 내세워 2018년 1월 공공자산 처분 시스템인 온비드에 '울산고속도로의 진입도로' 매각공고를 냈다.



울산시는 즉각 울산지법에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소송에 들어갔고 지난 24일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울산시는 소송 과정에서 합의를 통한 기부채납과 20년 이상 울산시 점유로 인한 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도 울산고속도로 진입도로가 고속도로에서 시 도시계획도로로 변경돼 울산시로 인계된 뒤 40년 동안 울산시가 유지·수선·관리해온 점, 하나은행이 1974년 한신부동산과 승계 계약을 체결했는데도 1997년이 되어서야 이 사건 진입도로에 대해 소유권을 행사하려고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울산시가 이 사건 진입도로를 점유·관리해왔다고 판단했다.

하나은행은 이 사건 진입도로에 대해 울산시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울산시 점유는 소유의 의사 없이 이뤄진 점유로서 취득시효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28일 "하나은행이 지금까지 방치해 둔 '울산고속도로의 진입도로'를 울산시는 20년 넘게 시민 세금으로 유지·관리해왔다"며 "하나은행은 이제라도 항소를 포기해 분쟁을 신속히 종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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