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본회의 발언 제한 없앴더니…무려 22명이 '우르르'
부산시의회 전체 의원 절반가량 5분 자유발언 '진풍경' 연출
"다양한 민의 반영 환영" vs "발언 건수 채우기 함량 미달"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시의회가 새해 들어 본회의 발언 제한을 없앴더니 발언 신청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28일 열린 제27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5분 자유발언 신청자가 22명에 달했다,
그동안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은 전체 발언 시간을 60분으로 제한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발언 의원 수는 많아야 12명을 넘지 못했다.
시의회는 이 같은 회의규칙을 바꿔 올해부터는 전체 발언 시간 규정을 없앴다.
발언을 신청하면 누구나 발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열린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는 자갈치시장 야간경관 개선을 촉구한 이산하 의원을 비롯해 22명이 발언을 했다.
전체 의원 47명 중 거의 절반이 발언을 위해 연단에 오른 것이다.
이들이 발언을 모두 마치기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오전 11시께 시작된 발언은 점심시간을 훨씬 넘겨 오후 1시쯤 끝났다.
발언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뜨기도 하고, 일부는 휴대전화를 보는 등 산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발언권 제한을 없앤 데 대해 의원들 대부분은 찬성하면서도 발언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찬성하는 한 의원은 "시민들의 다양한 민의를 집행부에 촉구하는 측면에서 5분 자유발언은 매우 효과적"이라며 "의원 발언권을 보장한 것은 옳은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재선 의원은 "상임위 활동에서 충분히 바로 잡을 수 있는 사안까지 본회의장에서 발언하는 것은 발언 건수를 채우기 위한 것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며 "경중을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의회는 올해부터 5분 자유발언과 함께 시정질문 회의규칙도 바꿨다.
시정질문은 질의 의원 수가 10명을 초과할 때는 1인당 질의시간을 15분으로 제한했지만, 올해부터는 질의 의원 수 제한 없이 1인당 20분으로 늘렸다.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인정하는 이른바 '필리버스터' 조항도 신설했다.
필리버스터는 예산안을 제외한 조례안, 동의안 등 본회의 안건에 대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서명이 있으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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