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2038년 '탈석탄'하나…정부 "권고안 신속검토해 법안마련"(종합)

입력 2019-01-28 20:24
獨 2038년 '탈석탄'하나…정부 "권고안 신속검토해 법안마련"(종합)

산업계 "성급한 탈석탄, 국민 부담 증가"



(서울·베를린=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정부 측은 석탄 화력발전의 2038년 말 중단을 골자로 하는 민간 참여 정부위원회의 권고안을 이행하기 위한 절차를 신속히 밟겠다고 밝혔다.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공영방송 ARD와 인터뷰에서 정부도 석탄의 퇴출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같이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는 석탄 퇴출을 위한 과정이 신속히 시작될 수 있도록 예산을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알트마이어 장관은 석탄 산업 위축에 대비한 산업구조 변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대비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석탄 화력발전의 퇴출과 관련한 법안에 구체적인 퇴출 계획을 담을 방침이다.

그는 "정부가 석탄위원회로부터 보고서를 받은 뒤 검토해 함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권고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앞서 석탄·에너지 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을 대표하는 2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석탄위원회는 지난 6개월간 논의한 결과 2038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을 중단하기로 26일 합의했다.

석탄위원회는 우선 2022년까지 화력발전소 일부를 폐쇄하기로 했다.

또한, 석탄 화력발전의 퇴출 시한을 2035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

권고안에는 발전소 퇴출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지역에 최소 400억 유로(약 51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석탄위원회의 제안은 정부와 이번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4개 주의 승인을 받아야 공식 정책으로 채택된다.

알트마이어 장관은 권고안이 나오기 전인 지난 22일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전기료와 전기공급의 안정성 및 지속성으로, 이를 신중히 검토해 '탈석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독일에선 온실가스(CO₂) 배출 감소 등 환경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석탄 화력발전 중단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독일 서부 원시림인 함바흐 숲에서는 이 지역의 석탄 채광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이 수년째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독일 전체 전력 생산 가운데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의 비중은 37%를 차지했다.

독일 정부는 화력발전의 비중이 높은 데다, 석탄 산업 위축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로 적극적인 탈석탄 정책을 펼치지 못해왔다.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퇴출하기로 한 '탈원전' 정책과는 온도 차가 컸다.

그러나 독일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속한 탄소 배출량 목표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한 데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도진보 노선인 사회민주당 소속인 스베냐 슐체 환경부 장관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석탄 화력발전을 퇴출해도 전기 요금이 전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친기업 정당인 자유민주당의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는 이미 기후변화대책에 따른 조치로 머지않아 석탄 화력발전이 중단될 텐데 시한을 설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위원회의 제안대로라면 이미 높은 독일 내 에너지 물가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독일 산업계는 성급한 탈석탄화 정책은 독일 전체에 140∼150억 유로(17조8천억 원∼19조1천억 원)의 추가 비용을 가져와 국민 부담의 증가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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