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아버지 위해 긴급 수혈한 15사단 장병들…"진정한 전우애"
265회 헌혈증 모두 기증한 육군 53사단 최창화 대위 미담도 화제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전우의 아버지는 내 아버지입니다."
전우의 아버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헌혈한 장병들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15사단 정보통신대대 김원영·원선재·이태영·강민 상병과 강필구·정재영 일병 등 6명이다.
사단 정보통신대대에서 대형차 운전병으로 근무하는 홍윤성 일병은 지난 17일 골반 인공뼈 교체를 위해 수술 중이던 아버지가 과다 출혈로 긴급 수혈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긴급 수혈을 위해 휴가를 신청한 홍 일병은 아버지에게 필요한 수혈량이 본인의 혈액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고 있었다.
사연을 들은 중대장은 저녁점호 시간에 장병들에게 홍 일병의 안타까운 사연을 설명하고 RH+ A형 혈액형을 가진 장병 중에 헌혈 희망자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16명의 장병이 망설임 없이 자원했다. 필요한 수혈량은 7명이면 충분했기 때문에 홍 일병을 포함한 7명만 다음 날 아침 춘천 혈액원에서 긴급 수혈을 했다.
10년 주기로 골반 인공뼈 수술을 받는 홍 일병의 아버지는 수술 중 과다 출혈로 긴급하게 혈액이 필요했지만, 가족들은 이미 수혈을 했고 더는 같은 혈액을 찾을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기에 전우들의 자발적인 헌혈은 무엇보다 고맙고 값진 것이었다.
홍 일병은 "급박한 상황에서 자기 가족 일처럼 도와준 전우들이 정말 감사하고 생사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전우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헌혈에 참여한 정재영 일병은 "전우의 아버지는 곧 우리 아버지라고 생각해서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이게 바로 진정한 전우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일병의 아버지는 긴급 수혈을 받은 후 수술을 잘 마치고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한편, 265회에 달하는 꾸준한 헌혈로 나눔을 실천하는 육군 장교도 있다.
주인공은 육군 53사단 최창화 대위다.
최 대위는 고등학교 시절이던 1999년 친구 따라 헌혈의 집을 방문해 생애 첫 헌혈을 하게 됐고 이후 해마다 10회 이상, 20년간 헌혈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 265회의 헌혈은 전혈(400cc) 20회, 혈장(500cc) 180회, 혈소판(250cc) 65회 등 총 115ℓ에 달한다.
그는 헌혈증을 받는 대로 헌혈의 집, 주변 이웃, 전우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모두 기증해왔다.
최 대위는 "군인으로서 조국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헌혈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되는 한 꾸준히 헌혈하겠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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