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日초계기 위협에 '해양영토 확장야심'숨었나

입력 2019-01-26 07:00
[김귀근의 병영톡톡]日초계기 위협에 '해양영토 확장야심'숨었나

주변국 해상전력 무섭게 크는데…韓, 2020년대 후반에야 2개 기동전단

2023년 4개 기동전단 완성 日, 이지스함 2척·잠수함 3척 추가 증강

中, 2030년까지 4개 항모전투단 완성·스텔스 초계함 60여척 추가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먼바다에서 이뤄진 일본 초계기의 우리 함정에 대한 위협 비행 이면에는 '해양영토 확장 야욕'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해상전력 투사 범위를 동해 한일 중간수역과 남중국해 등으로 확장하고, 이들 해상에서 우방국 함정까지 위협하는 행위 이면에 '해양 대국화'를 꾀하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위협'을 의도적으로 연출해 국내외적으로 일본 해상 무력 증강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꼼수'로 보인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현역 시절 해상전력 기획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김진형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예비역 해군소장)은 26일 "일본이 동해와 이어도 근해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독도 영유권 주장과 해양영토 확장과 결부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의 한 전문가도 "이번 일본의 행위를 군사적 측면에서 본다면 자위대 역할 확대와 군사력 증강 명분 확보로 보인다"면서 "해상자위대의 군사 활동에 대한 필요성을 국내적으로 확산하려는 의도가 짙다"고 평가했다.

◇ 무섭게 크는 주변국 해상전력…軍 "日, 해·공군력 중심 군사력 증강"

군 당국은 아베 정권이 이런 의도에 따라 앞으로도 먼바다에서 '기획성 위협'을 계속 연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해상전력 규모를 보더라도 언제, 어느 바다든 간에 이런 연출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18 국방백서를 보면 일본 해상자위대는 주변 해역 방위와 해상 교통로의 안전 확보를 위해 호위함 부대의 대응 능력을 높이고 있고, 잠수함 부대와 고정익 초계기 부대의 전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호위함을 47척에서 54척으로, 이지스 구축함은 6척에서 8척으로 각각 증강할 계획이다. 2020~2021년 증강되는 2척의 신형 이지스함은 전투체계 '베이스라인 9'와 함대공 미사일 SM-3 블록2를 각각 탑재할 계획이다.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 700㎞, 요격고도 500㎞ 이상, 마하 10 이상의 성능을 갖게 된다.

고정익 초계기는 P-1 신형초계기 위주로 65대를 유지할 예정이다. 초계 헬기를 76대에서 80대로 늘리고, 잠수함은 19척에서 22척으로 증강한다.



이즈모급 항모형 호위함은 F-35B 스텔스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개조한다. 이를 위해 F-35B 18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SM-3 함대공 미사일 탑재 이지스함 8척과 항모형 호위함 4척 등으로 구성된 4개 호위대군(기동전단)을 2023년 완성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6척의 항모를 확보할 계획이며, 중국과 동중국해에서 위기가 고조되면 항모전투단을 투사해 적극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1개 호위대군은 항모형 호위함 1척과 이지스함 2척, 구축함 5척으로 구성된다.

해상에서의 조기경보 능력도 강화된다. 일본은 미국 해군의 항모용 조기경보기 E-2D 9대를 우선 구매할 계획이다.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김덕기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방위력정비계획과 해상자위대 전력증강 동향'이란 제목의 글에서 "해상전력과 연계한 장거리 적 기지 공격 능력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F-15 전투기에 사거리 900㎞ 합동공대지 장거리 미사일(JASSM)과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을 장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쟁 도서에 투입할 수 있는 '일본식 해병대'인 수륙기동단도 창설했다. 차후 도서 지역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자 일부 사·여단을 기동사단·기동여단으로 각각 개편할 계획이다.

항공자위대는 남서지역의 방어태세 강화를 위해 2014년 4월 오키나와에 조기경보기(E-2C) 부대인 경계항공대를 창설하고, 2016년 1월에는 F-15 전투기 비행대를 증편했다. 오는 2023년까지 신형 전투기 F-35A 42대와 신형 조기경보기, 체공형 무인기, 신형 공중급유기, 수송기 등을 전력화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미일 동맹 아래 인도-태평양지역 안정 유지 역할을 명분으로 헌법 개정과 해군력 증강, 해양영토 및 관할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해양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해군력을 이용한 힘에 의한 해결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中, 2030년까지 4개 항모전투단 완성…'격랑'의 동아시아 바다

중국도 원해(먼바다) 호위전략을 급속히 발전시키고 있다. 일본이 중국의 해양 팽창에 맞서 해상자위대 전력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운용할 경우 동아시아 바다는 격랑의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2년 랴오닝 항공모함 전력화에 이어 첫 자국산 항공모함 취역 노력 등 원해 호위전략 구현을 위한 해상전력 투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북·동·남해 3개 함대지만, 남중국해 분쟁 때 신속 대응을 위한 항모전단 중심의 제4함대를 하이난(海南)섬에 창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2개 항모전투단, 2030년까지 4개 항모전투단 완성을 목표로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항공모함은 4척으로 늘리는데 4번 함은 원자력 추진 항모가 될 것으로 보이다. 이지스함은 19척에서 39척으로 늘린다. 전략핵잠수함(Jin급)은 2020년까지 4척에서 5척으로 늘리고 공격 핵잠수함(Sui급)을 추가 건조할 계획이다. 전체 잠수함은 62척에서 70척 이상으로 늘어난다.

호위함을 27척에서 30여척, 스텔스 초계함을 41척에서 100여척으로 각각 늘려 남중국해 및 배타적경제수역 내 배치를 추진할 것으로 군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군 전문가는 "중국은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 강화로 2030년 정도까지 일본-오키나와-필리핀 사이의 해양 우세권 달성으로 미국의 해상전력 활동 억제를 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 부상을 견제하고자 항공모함(일본), 잠수함(괌), 연안전투함(싱가포르) 배치 등 지역관여(Engagement)를 확대하고 있고, 특히 일본, 호주, 인도 등 3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 韓, 2030년대 3개 기동전단 완성…해상초계기 日에 압도적 열세

우리 해군도 해양에서의 미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해 군사력을 보강하고 있지만, 주변국에 견줄 수준은 못 된다.

해군은 2020년대 후반에 2개 기동전단을, 2030년대 3개 기동전단을 각각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지스함은 현재 3척에서 2020년대 후반까지 추가로 3척을 더 건조한다. 이지스함을 포함한 구축함 보유 대수는 12척으로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



2015년 창설된 잠수함사령부는 1천200t급과 1천800t급 잠수함 10여 척을 운영하고 있다. 도산안창호함을 포함한 3천t급 잠수함(배치-Ⅰ) 3척은 2023년까지 해군에 인도된다.

3천600t급 잠수함인 배치-Ⅱ 3척이 2028년까지 추가 인도되면 우리 해군 잠수함은 24척으로 늘어난다.

해상초계기(P-3)는 16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보다 압도적인 열세에 있다. 앞으로 일본 P-1 초계기와 성능이 유사한 P-8A(포세이돈) 6대를 미국에서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의 이즈모 항모형 호위함 계획에 자극받아 우리 해군의 첫 번째 대형수송함인 독도함(1만4천t급)의 뒤를 이은 2번 함인 마라도함에 F-35B를 탑재할 수 있는지 연구를 해보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마라도함에 F-35B를 탑재하는 연구계획이 흐지부지되면서 이제 '제2마라도함'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제2마라도함의 건조 계획은 수립되어 있지 않고 개념 구상 정도에 머물러 있다. 해군은 제2마라도함의 확보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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