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반' 류준열 "언제나 신난 상태로 연기하죠"
"영화 속 운전 장면 직접 소화…혜리 잘 만나고 있어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류준열(33)의 최근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2017년 '더 킹', '택시운전사'부터 지난해 '리틀 포레스트', '독전'에 이르기까지 소처럼 일하며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뺑반'으로 올해 처음 관객을 찾는 류준열을 25일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다작에 대해 부담감을 느낄 정도의 일정은 아니다"며 "늘 신난 상태로 일한다"고 웃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면 꼬이더라고요. 신이 난 상태로 하면 그게 새로운 모습이 되는 것 같아요."
통제 불능의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의 고군분투를 그린 '뺑반'에서 류준열이 맡은 역할은 차에 대한 천부적 감각을 지닌 순경 서민재. 과거 아픈 사연도 있는 인물이다.
"민재는 처음부터 속을 알 수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지한 것도 싫었죠. 다른 캐릭터를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인간 류준열에서 출발했죠. 저를 가만히 돌아보니까 긍정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진지한 것을 즐기지도 않고요."
자신과 닮은 면에서 출발했지만, 캐릭터 해석이 쉽지만은 않았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민재가 중간에 갑자기 바뀌는 것이 포인트였거든요. 그래서 영화 속에서 안경을 썼죠. 너무 감정이 많이 보이면 관객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거든요. 가볍게 연기하는 것이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조금 편하게 느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뺑소니범을 쫓기 위해 류준열은 고난도의 운전 장면도 소화했다.
"저는 평소에 안전운전 하는 편이에요. 운전은 '잘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사고가 나거든요. 그렇지만 운전하는 것은 좋아해요. 그래서 영화에서도 즐기면서 할 수 있었어요. 드리프트도 스태프들은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직접 했어요. 영화가 아니면 해볼 기회가 없어서 욕심이 났죠."
함께 연기했던 선배 배우들에 대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악역을 맡아 극 중에서 대립했던 조정석에 대해서는 "천생 배우"라고 강조했다.
"공효진 선배는 데뷔하기 전부터 본인의 색깔이 있다는 점이 부러웠어요. 이번에 같이 있는 순간이 행복했죠. 아버지로 나오신 이성민 선배는 팬의 심정으로 봤죠. 선배님 덕분에 영화 찍으면서 뭉클하고 행복했어요. 조정석 선배에게는 진정으로 즐기는 데서 나오는 에너지가 있었어요. 부러우면서도 멋있었죠.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지 다 계산하고 하셨거든요. 염정아 선배님은 정말 멋진 배우세요. 최근에 '완벽한 타인'을 보고 감동했어요."
류준열은 행복했던 촬영 현장을 계속 떠올렸다.
"요즘은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일하는 순간에 다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결과도 당연히 좋을 것이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한준희 감독님이 '배우들의 황금 같은 시간을 작품을 위해 써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랑 일하니까 행복했습니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한껏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이자 깊은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류준열은 연인 혜리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잘 만나고 있어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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