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책사' 왕후닝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입력 2019-01-25 13:08
수정 2019-01-25 13:10
'시진핑 책사' 왕후닝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시진핑에 이어 '중국 위기론' 강조하며 당 결집 촉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당 간부들에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고 중국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왕 상무위원은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중국 각 성의 지도자들과 부장(장관)들을 모아놓고 열린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 폐회식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왕 상무위원은 "당 간부들은 직면한 위험을 통제하는 데 있어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라며 "커지는 외부의 불확실성을 맞아 위기의식을 갖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대한 위험에 대비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시진핑 사상'을 철저하게 학습하고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당 간부들은 위험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모든 분야에서 행동과 실천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왕후닝은 중국 역대 지도자의 지도 사상을 모두 정립해 중국 공산당 최고의 '브레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고 있으며, 당내 서열은 5위이다.

왕 상무위원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중앙당교 세미나에서 "정치와 이데올로기, 경제, 과학기술, 사회, 외부환경 등의 중대 위험이 있으며,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왕 상무위원의 발언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하강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위기론'을 강조하면서 당내 세력을 결집하고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주리자(竹立家) 중국 국가행정원 교수는 "이번 중앙당교 세미나에서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드러났다"며 "이러한 위기감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호주 등 다른 국가들마저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시 주석의 중앙당교 세미나 발언은 그의 최근 발언 중 가장 심각한 것"이라며 "위기 상황을 맞아 당 간부들이 시 주석을 중심으로 결집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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