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필리핀서 前 관세청장, 재임 시 마약밀수 혐의

입력 2019-01-25 10:48
'마약과의 전쟁' 필리핀서 前 관세청장, 재임 시 마약밀수 혐의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필리핀에서 전 관세청장이 재임 시절 마약을 대량 밀수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은 필리핀 국가수사국이 전날 이시드로 라페나 기술교육개발청장을 뇌물수수,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할 것을 사법부에 권고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라페나 청장이 관세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7월 마닐라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을 통해 이뤄진 1.5t 규모의 메스암페타민 밀수 사건 관련이다.

당시 밀수된 마약의 시가는 110억 페소(약 2천347억원)로 추산됐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 사건으로 라페나 청장을 비롯한 관세청 고위직이 전원 교체됐고, 군 참모총장 출신인 레이 레오나르도 게레로 해양산업청장이 관세청장을 맡았다.

국가수사국은 또 이스마엘 파하르도 전 마약단속국 부국장 등 고위 관료와 수입업자 등 50명가량이 마약밀수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처벌을 요구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7월 취임과 함께 마약과의 유혈 전쟁에 나섰다. 경찰이 단속 과정에서 저항하거나 도주하는 용의자들을 즉석에서 사살해 '초법적 처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까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숨진 사람이 경찰의 공식 통계로만 5천50명으로 집계됐고, 인권단체는 희생자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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