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요구받은 한국 당권주자들 출마의지 다지며 모두 영남行(종합)
황교안 "출마한다"…출마 만류한 김병준 토크콘서트장 찾기도
金 "지방서 자고 가라고 하는데…" 黃 "한국당 한가하지 않다"
오세훈 '1박2일 TK 방문' 마무리…홍준표, 대구서 '몸풀기'
(서울·창원=연합뉴스) 이슬기 박정헌 기자 =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은 25일 한국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영남으로 일제히 향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날 경북에 이어 이날 대구를 찾아 '1박 2일 대구·경북(TK) 당심 훑기'를 마무리했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울산과 경남 창원을 찾아 한국당 당원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홍준표 전 대표도 대구를 찾았다. 그동안 유튜브 방송인 'TV 홍카콜라'에 주력해온 홍 전 대표가 '지상전'에 나선 모양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 3명의 영남 방문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대 불출마 요구'에 대한 거부 메시지로 해석된다.
황 전 총리는 특히 울산시당과 창원 소재 경남도당을 잇달아 찾아 당직자들에게 전대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황 전 총리는 경남도당 당직자 간담회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출마 선언 전 마무리 일정이 조금 남았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는 것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경남도당 간담회 이후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창원컨벤션센터로 이동, 김 위원장의 '창원 토크콘서트'를 깜짝 방문했다.
김 위원장과 황 전 총리는 주로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뼈있는 말이 오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일부러 들르실지 몰랐다. 깜짝 놀랐다"고 한 데 이어 자신의 지방 방문 일정을 소개하며 "아는 분들이 자고 가라고 하는데 못 하겠다고 했다"고 말하자, 황 전 총리는 "비대위원장님이 (지방에서) 주무시고 다닐 만큼 한국당이 한가하지가 않다"고 언급했다.
황 전 총리는 '전대 불출마 요구에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신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오늘은 경남도당 당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김 위원장이) 바로 옆에 계시다고 해 찾아왔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오후 대구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장단을 만난 뒤 조환길 가톨릭 대구대교구 대주교를 예방하는 것을 끝으로 전날 경북 구미에서부터 시작한 1박 2일간의 TK 방문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 전 시장의 이번 1박 2일 TK 일정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었던 창조경제혁신센터 간담회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상대적으로 '수도권·개혁보수' 이미지가 강한 오 전 시장이 영남에서 전통적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출판기념회 등이 예정돼 있어 (출마선언) 시기를 조율하고 있지만, 이달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를 기정사실로 말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나 TV 홍카콜라를 통해서만 존재감을 드러낸 홍 전 대표는 민심 현장에 뛰어들기로 하고 25일부터 1박 2일간 대구 서문시장과 김광석 거리, 부산 자갈치시장 등을 차례로 찾아 당권 도전 몸풀기에 들어갔다.
홍 전 대표는 오는 30일 출판기념회에서 전대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진태 의원도 이날 대구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저녁에는 서문시장 야시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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