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기업소득세율 절반 이상 축소 시사…금융시장 '환영'
경제장관 "34%에서 1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고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친기업 정책의 하나로 기업소득세율을 대폭 낮추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금융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장관은 현재 34%인 기업소득세율을 15%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의 평균치인 23.8%보다도 낮은 것으로, 획기적인 감세 조치로 받아들여 진다.
현재 브라질의 기업소득세율은 OECD 국가 가운데 프랑스(34.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브라질에 이어 포르투갈(31.5%), 멕시코(30%), 독일(29.8%), 일본(29.7%)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게지스 장관은 기업소득세율 인하로 줄어드는 세수를 금융소득세율 인상으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게지스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상파울루 증시는 상승 랠리를 거듭했다.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전날 사상 처음으로 96,000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97,000포인트를 웃돌았다.
그러나 게지스 장관이 제시한 방안을 실행에 옮기려면 연방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주요 언론은 게지스 장관의 구상에 대해 연방의원들이 대체로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게지스 장관은 전날 블룸버그와 회견에서 연금개혁과 심해유전 입찰, 공기업 민영화 등을 통해 올해 안에 재정적자를 완전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지스 장관은 재정적자의 절반 정도를 연금개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공공지출을 지속해서 줄이기 위한 구조적인 개혁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게지스 경제장관이 마련하는 연금개혁안은 각료회의 심의를 거쳐 2월 1일 개원하는 연방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연금개혁은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고 연금 최소 납부 기간을 늘리는 게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연금 수령 연령에 관해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지 못한 데다 연금개혁 대상에서 군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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