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도 英 정부 압박 합류…"'노 딜' 브렉시트시 투자 중단"

입력 2019-01-25 02:03
에어버스도 英 정부 압박 합류…"'노 딜' 브렉시트시 투자 중단"

"질서있는 브렉시트 위한 실용적 합의 추진해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가 영국 정부에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 중단을 촉구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노 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미래협정을 맺지 못한 채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24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톰 엔더스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영국의 항공우주산업이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2년 이상이 지났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미래에 대한 정확한 계획을 알지 못한다"며 "이는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엔더스 CEO는 "만약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한다면 에어버스는 영국에 해가 되는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은 영국 내 공장이나 인력을 유럽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항공우주산업이 중장기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영국에 대한 투자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에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위한 실용적인 합의를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에어버스는 영국 내에서 1만4천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협력업체 등 공급망 전체를 고려하면 11만명의 고용과 연관돼 있다.

영국 북웨일스와 포츠머스, 브리스틀, 스티브니지 등에 공장을 가진 에어버스는 영국 세수에도 연간 17억 파운드(약 2조5천억원)를 기여하고 있다.

에어버스의 경고는 최근 기업들이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잇따라 영국을 떠나기로 발표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일본 전자기기 기업 소니는 유럽 본부를 영국 런던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기기로 했고, 영국 해운회사 P&O는 EU의 세금 혜택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영국해협을 운항하는 자사의 모든 선박의 선적을 영국에서 키프로스로 변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브렉시트와 관련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본사를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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