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군부 "마두로는 합법 대통령…과이도가 쿠데타 시도"

입력 2019-01-25 01:50
베네수엘라 군부 "마두로는 합법 대통령…과이도가 쿠데타 시도"

파드리노 국방장관, 장성들 대동한채 기자회견…마두로 지지 표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우파 국제사회와 야권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퇴진압박을 높이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군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장성들을 대동한 채 연 기자회견에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민주주의와 헌법, 마두로 대통령을 거스르는 쿠데타를 시도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밝혔다고 국영 VTV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파드리노 장관은 "미국과 다른 정부들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 반대하는 경제전쟁을 실행 중"이라고도 했다.

이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집회에서 '셀프 대통령' 선언을 한 후 나온 군 수뇌부의 거듭된 입장 표명이다.

과이도 의장은 '권력 강탈자가 집권하면 국회의장이 국가 지도자가 된다'는 헌법 조항을 근거로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하고 과도정부의 수반으로서 군부의 지원 아래 공정한 선거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파 야권은 2015년 12월 총선에서 승리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이에 파드리노 장관은 트윗에서 "군인들은 불투명한 이해관계에 의한 강요와 불법적으로 자칭한 대통령(과이도 의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군은 우리의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 주권의 보증인이 될 것"이라며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현재 야권과 국제 우파 사회가 벌이는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의 성패는 군부의 움직임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군 주요 장성들에게 국영 석유회사(PDVSA)의 요직을 맡기는 등 군을 우군으로 확보한 상황이라 군부의 정권 이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제유가 하락 속에 미국의 경제제재가 더해져 초래된 극심한 경제난과 정국혼란을 못 이겨 많은 국민이 해외로 탈출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야권과 미국을 위시한 우파 국제사회는 지난해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마두로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야권은 마두로가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이나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진 만큼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퇴진과 함께 공정한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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