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카타르와의 8강전은 복수혈전…'19개월전 악몽 극복하라'
2017년 월드컵 예선서 격돌…손흥민 오른손 부상·대표팀은 2-3 패배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19개월 전 카타르에 당한 자존심 상하는 패배의 앙갚음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5일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와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카타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3위로 한국(53위)보다 무려 60계단이나 낮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카타르는 3연승을 거두는 동안 무려 10골을 쏟아내면서 무실점 방어를 펼쳤고, 이라크와 16강전에서도 1-0으로 이기면서 4경기 연속 실점 없는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카타르의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는 7골로 이번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며 벤투호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왕좌 탈환에 나선 벤투호는 카타르의 돌풍을 저지해야만 우승 문턱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태극전사들은 카타르전을 앞두고 '복수혈전'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한국은 지난 2017년 6월 14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에서 홈팀 카타르에 2-3으로 패하는 '도하 참사'를 겪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한국은 카타르와 역대전적에서 5승 2무 1패로 앞서고 있었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패했던 것도 1984년 12월이었을 정도로 카타르는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카타르에 먼저 실점하며 힘겹게 경기를 펼치다 2-2 상황에서 후반 30분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19개월 만에 아시안컵 무대에서 카타르를 다시 만나는 태극전사들은 당시의 치욕을 씻겠다며 각오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당시 패배는 손흥민(토트넘)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33분 만에 상대 선수와 공중볼 경합을 펼치다 땅을 짚는 과정에서 오른손을 다치면서 교체됐고, 벤치에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캡틴' 완장을 차고 카타르와 다시 만나는 손흥민의 승리 의지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희찬(함부르크)에게도 당시 카타르전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카타르를 상대로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를 맡은 황희찬은 1-2로 끌려가던 후반 25분 동점골을 꽂았다. 황희찬의 A매치 데뷔골이었지만 팀의 패배로 기쁜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카타르와 다시 격돌하는 태극전사들은 '도하 참사'의 아픔을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벤투 감독은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고 좌우 날개에 이청용(보훔)-황희찬이 나설 전망이다. 손흥민은 중국전, 바레인전과 마찬가지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공산이 크다.
중원은 침투 패스가 좋은 황인범(대전)과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이 지킨다. 다만 황인범이 바레인전 때 슈팅 이후 무릎에 통증을 느낀 터라 주세종(아산)이 대신 나설 수도 있다.
포백은 김진수(전북)-이용(전북)의 풀백 라인과 김민재(전북)-김영권(광저우)의 중앙 라인이 포진하고, 김승규(빗셀 고베)는 골키퍼 자리를 굳건히 지킬 예정이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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