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호 vs 아시아 최고 갑부…인도 온라인시장 '빅매치'

입력 2019-01-24 18:18
수정 2019-01-24 18:29
세계 최고 부호 vs 아시아 최고 갑부…인도 온라인시장 '빅매치'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베이조스의 아마존 선점 전자상거래 시장에 도전

자산 규모 155조원 대 53조원의 맞대결로 관심 집중…혈투 예고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온라인시장에서 세계 최고 부호와 아시아 최고 갑부 간의 정면대결이 펼쳐진다.

링 위에 오르는 주인공은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와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이자 아시아 최고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다.

베이조스와 암바니의 자산은 각각 1천372억 달러(약 155조원)와 470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암바니는 최근 딸의 초호화 결혼식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암바니가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을 놓고 베이조스에게 도전장을 던지면서 둘 간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24일 이코노믹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암바니는 최근 인도 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암바니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州)를 시작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구자라트는 암바니 가문의 고향이다.

아마존은 현재 인도에서 성장한 플립카트와 함께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코트라(KOTRA) 뉴델리무역관이 집계한 현지 통계에 따르면 13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7년 385억달러에서 2020년 640억달러, 2026년에는 2천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분야로 쑥쑥 커져 나갈 것으로 전망되자 암바니가 인도 기업인의 대표 주자라는 자존심을 걸고 '자국 시장 사수'에 나선 것이다.

플립카트가 지난해 글로벌 유통 공룡 월마트에 인수되면서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미국 기업이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암바니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최근 이동통신업계에서 그가 보여준 거침없는 행보 때문이다.

석유, 가스, 석유화학 등에 주력하던 암바니는 2016년 9월 진출한 인도 통신시장을 불과 2년여 만에 사실상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바니가 만든 릴라이언스 지오는 첨단 4세대(4G) 통신, 음성통화 무료, 저렴한 데이터 통신비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가입자 1억2천500만명을 확보했고, 지난해 상반기에 2억명을 돌파했다.

인도 통신업계는 앞으로 릴라이언스 지오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통신시장에서 통한 암바니의 자본력과 뚝심이 아마존과 월마트가 버틴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도 흔들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통신시장과 전자상거래시장을 연계한 릴라이언스 지오만의 공격적인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또 한 번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도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식료품 사업에 3억7천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힌디어 전용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 등 현지화 전략도 속속 추진하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인도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온라인 상거래 규제는 향후 경영활동에 상당히 부담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다음 달부터 온라인 유통업체의 관계사 제품 및 독점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클라우드테일 같은 합작 유통회사를 통해 제품을 팔거나 자사 브랜드를 독점 상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아마존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반면 암바니는 기회비용 손실 없이 이 같은 규제를 피해 새로운 정책에 맞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블룸버그는 베이조스가 한 손이 뒤로 묶인 채 암바니와의 싸움에 나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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