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베네수엘라 사태 개입' 서방 비난…마두로 지지

입력 2019-01-24 17:34
러, '베네수엘라 사태 개입' 서방 비난…마두로 지지

"서방이 내정 개입 통해 베네수엘라 정권 바꾸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정국 대혼란에 빠진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는 서방을 향해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베네수엘라 사례는 서방 국가들이 타국 내정 불간섭 원칙을 어떻게 무시하는지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베네수엘라 사례에서 진보적이라는 서방 사회가 실제로는 국제법과 (각국의) 주권, 타국 내정 불간섭 원칙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가 잘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직접적 개입을 통해 그곳(베네수엘라)의 정권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의 베네수엘라 사태 개입을 비판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러시아의 이 같은 반응은 베네수엘라에서 부정 의혹을 낳은 지난해 대선 이후 야권 시위가 계속 격화해 재선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대다수 미주 우파국가들은 야권의 정권 퇴진운동을 지원하고 나섰다.

반면 쿠바, 볼리비아, 멕시코, 러시아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계속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마두로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일제히 불공정 선거라고 비난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승리를 축하하는 전문을 보내 "양국 간 공조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호 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뒤이어 지난해 12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국 관계 및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를 미국에 맞서는 남미의 거점 국가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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