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일대 비둘기 떼 여전히 '골치'
720마리 포획·방사했지만 다른 곳에서 날아온 300여마리 또 서식
청주시, 조류기피제 살포 후 버드 스파이크 설치 추진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시가 옛 연초제조창 일대에 서식 중인 비둘기 때문에 여전히 골치를 앓고 있다.
연초제조창 건물을 리모델링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개관(작년 12월 27일)을 앞두고 '비둘기 소탕 작전'을 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1월 청주관 인근에 서식 중인 비둘기를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고가의 미술품을 운반하거나 전시하는 과정에서 비둘기 배설물이 묻을 수 있어서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도시재생 공사 중인 연초제조창 본관동, 문화산업진흥재단 건물, 동부창고에 사는 비둘기 포획에 나섰다.
모두 720마리를 먹이로 유인해 덫으로 포획한 뒤 20㎞가량 떨어진 현도면 캠핑장 인근 하천에 방사했다.
연초제조창 일대에 서식하는 비둘기는 애초 300마리 안팎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지금도 오후 2∼4시면 300마리가량이 청주관 등 일대 건물에 진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현도면에 방사한 비둘기가 회귀한 것이 아니라, 시내 곳곳에 사는 비둘기들이 서식 환경이 좋은 연초제조장 일대로 몰려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청주관 곳곳에 비둘기 배설물이 쌓여 미관을 해치고,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운반 과정에서 고가의 미술품에 배설물이 떨어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관 5층 사무실 옆에 수준 높은 작품으로 조각공원을 설치할 예정인데 비둘기 배설물이 한 걱정이다.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 환경업체는 최근 회의를 열어 우선 조류기피제를 살포해 비둘기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비둘기가 앉지 못하도록 뾰족한 모양의 '버드 스파이크'를 난간 등에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비용을 산정 중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1만1천여점의 미술품을 보관할 수 있는 국내 첫 수장형 미술관인데 예기치 않은 비둘기 변수가 발생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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