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투자개발형 지원 확대…"돈없어 수주못할 일 없을 것"(종합)
은성수 행장 "수은이 금융의 외교부"…'핵심전략국' 10곳 선정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수출입은행이 투자개발형 건설·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62조원 상당의 금융 지원을 제공한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올해 여신지원·업무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대출과 투자 등 자금공급이 지난해보다 1조원 늘어난 49조원, 건설·플랜트·선박 보증지원이 3조9천억원 늘어난 13조원이다.
분야별로 건설·플랜트는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 조선·해운은 친환경·고부가선박 수주와 해운사 선대(船隊) 확보를 중심으로 지원한다.
발전은 신재생에너지·원자력발전 등으로 투자 구성을 다변화하고, 자원은 리튬·구리 같은 4차산업 전략광물과 유가스 등 장기구매금융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건설·플랜트에서 기존의 단순 EPC(설계·조달·시공) 대신 투자개발형 사업에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투자개발형은 지분참여로 손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해외 발주처들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최근 대출에 지분참여를 섞은 투자개발형 사업을 늘리는 추세다.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많다.
수은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사업에 뛰어드는 초기 단계부터 투자협의회를 구성, 해외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투자은행(IB)과 연기금 등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은 행장은 "투자개발형 사업에 돈이 없어 수주를 못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앞으로 금융 때문에 수주를 못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불황이 깊어진 자동차의 경우 수출실적·매출이 줄고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에 대해서도 여신한도 축소나 금리 인상을 한시적으로 미뤄준다.
수은은 이달 말까지 '핵심전략국' 10곳 안팎을 선정,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수주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은 행장은 "미개척 자원이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국가를 핵심전략국으로 선정해 2020년까지 10대 신흥시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수은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온렌딩 중개금융기관을 늘릴 계획이다. 이런 해외 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3개인데, 2021년까지 7개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수은이 수탁 운용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은 앞으로 3년간 아시아 지역에 60%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몽골과 인도 등 '신북방·신남방' 전략 지역을 중심으로다.
또 케냐와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에 25%를 지원하고, 독립국가연합(CIS)에 9%, 중남미에 5%를 배분한다.
은 행장은 해외 사업 수주와 EDCF 지원 등 수은의 역할에 대해 "금융에서 외교부와 비슷하다"고 규정했다.
실제로 해외 발주처 관계자나 주한 외교사절 등과의 접촉이 잦다고 은 행장은 전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부산 이전 주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됐다.
zhe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