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용 신형 원심분리기 '대량 생산' 언급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아크바르 이란 부통령 겸 원자력청장은 22일(현지시간) 밤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쓰는 신형 원심분리기(IR-8형)를 대량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40년간 이란 원자력 기술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르면 신형 원심분리기를 농축 관련 연구·개발(R&D)용으로 가동하는 데는 어떤 제약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년 전(핵합의 이행일)부터 IR-8형 원심분리기에 가스(육불화우라늄. 원심분리기에 주입해 농축하려고 기체로 변환한 우라늄 화합물)를 주입했다"며 "대량 생산을 위한 실험은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IR-8형 원심분리기는 이란이 보유한 기종 가운데 가장 성능이 좋다.
핵합의에서 이란은 2026년까지 이 원심분리기로 연구·개발은 할 수는 있지만 우라늄을 농축해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IR-8형은 다단계(캐스케이드. 우라늄을 농축하려면 원심분리기를 보통 수십단계로 이어 붙여 가동해야 함)로 설치하지 못하며 보유 대수도 2024년 상반기까지 최대 30대(IR-6형 포함)로 제한된다.
이 제한 기간이 끝나면 핵합의 서명국과 합의된 수량만큼 추가로 생산할 수 있지만 핵심부품인 로터(회전자)는 제거해야 하고, 이 추가 생산분은 지정된 곳(이란 중부 나탄즈의 핵시설)에 보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속적 사찰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이란이 IR-8형 원심분리기를 지금 대량생산하기 시작한다면 핵합의를 어기는 일이지만, 제한된 대수(30대) 이내라면 아크바르 청장의 말대로 연구·개발용으로 가동하는 것은 위반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크바르 청장이 IR-8형 원심분리기의 대량 생산을 언급한 것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한 상황에서 이란 역시 언제라도 핵합의에서 후퇴해 핵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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