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메콩강서 발견된 훼손 사체, 반정부인사 측근들로 확인
라오스서 지난달 실종…"총선 앞두고 반정부인사 납치 우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대표적인 반정부인사의 측근 두 명이 훼손된 사체로 발견된 것이 확인되면서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나콘파놈주 경찰 당국은 지난달 북동부 메콩 강가에서 발견된 사체 두 구에 대한 법의학 연구소의 검사 결과, 반체제 인사 두 명으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DNA와 가족의 DNA 샘플이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에는 메콩 강가에서 갈색 부대에 싸인 사체가 하루 간격으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사체들은 얼굴이 훼손됐으며 배는 시멘트 블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누군가 신원을 파악할 수 없도록 사체를 훼손한 뒤 강바닥에 가라앉히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된 이들은 1970년대부터 군부와 왕실을 비판하면서 수차례 투옥됐던 태국 내 대표적 반체제 운동가 수라차이 단왓타나누손의 측근들로 알려졌다.
군부 정권의 체포를 피해 라오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12월 괴한들에 의해 납치되면서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 두 명이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수라차이의 행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애초 두 명의 사체가 발견될 즈음, 세 번째 사체도 함께 발견됐다 사라졌다는 미확인 보도도 흘러 다니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BBC는 반체제 인사들의 행방불명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태국 정부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태국 반체제 인사들 사이에서는 자경단 또는 (정부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암살단에 의한 납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라오스에 망명한 태국 반정부인사들은 태국 내 반(反) 쿠데타 운동 및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레드셔츠'가 구성한 독재저항민주전선연합(UDD)과도 연계돼 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태국 군부가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왕실 불경죄로 수배를 받아왔다. 이 죄는 최장 징역 15년형이 내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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