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중국계 호주인,中 공안에 감금 가능성 제기

입력 2019-01-23 14:55
수정 2019-01-24 09:22
실종 중국계 호주인,中 공안에 감금 가능성 제기

외교관 출신 인기 소설가, 中서 체포 후 연락 두절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중국계 호주 작가가 중국 방문 중에 공안에 의해 감금됐을 가능성이 있어 호주 정부가 소재 파악에 나섰다고 23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외교관 출신으로 호주 시민권자인 양헝쥔 씨가 최근 중국에 입국한 후 위챗(WeChat)을 포함한 SNS는 물론 외부와의 모든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면서, 중국 공안에 감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양 씨는 호주와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온 인기 소설가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성화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1만명이 넘는 중국계 청년들이 오성홍기를 들고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서 시위를 벌인 사건을 두고 양 씨는 중국이 호주 내정에 간섭하는 증거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이중 스파이를 주제로 한 소설 '치명적 약점(Fatal Weakness)'을 자신의 홈페이지(www.yanghengjun.com)에 게재하기도 했다.



양 씨는 아내와 자녀들을 데려오기 위해 18일 뉴욕에서 중국 광저우로 입국한 후 지금까지 행방불명 상태다.

가족과 함께 상하이행 항공편을 타기로 예약했으나 그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씨의 호주 지인들에 따르면, 그의 아내도 자녀들을 상하이에 데려다 놓고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간 후 연락이 끊겼다.

양 씨의 친구로 UTS(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에서 중국학을 가르치는 총이 펭 박사도 2017년 3월 중국 공안에 의해 감금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펭 박사는 지인들이 중국행을 만류했지만 지난 2∼3년간 중국 정부를 비판한 적이 없어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중국행을 강행했다가 감금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인을 통해 파악해본 결과 양씨가 공안에 의해 감금돼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외교부는 양 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중국 정부를 접촉하고 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중국에서 실종되었다고 신고된 한 호주 시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으며 프라이버시 규정 때문에 더는 언급은 불가하다"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발표뿐이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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