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도 근로시간 단축 영향…신고리 5·6호 준공 15개월 더 지연
"주 68→주 52시간 근무로 공사기간 연장…현장 상주할 감독인력도 부족"
산업부 "준공 늦어져도 공급 예비율 충분…전력 부족할 일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준공이 지연된다.
신고리 5·6호기는 2017년 공론화를 진행하면서 준공기일이 5개월 지연됐는데,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15개월이 더 늦어지게 됐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고리 5·6호기 실시계획 변경고시'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사업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20개월 늘었다. 산업부는 이 내용을 작년 12월 28일 고시했다.
신고리 5·6호기는 당초 2014년 9월에 공사를 시작해 2022년 10월 준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시계획 변경에 따라 준공이 2024년 6월로 미뤄졌다. 당초 98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한 사업기간이 118개월로 늘었다.
사업기간은 원전을 건설한 뒤 연료를 장전하고 실제 상업운전을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산업부는 변경 사유가 "공론화에 따른 공사 일시중단 및 공사 준비기간 추가, 주 52시간제 근로기준법 개정시행과 근로 환경 변화 등에 따른 공정영향 추가"라고 밝혔다.
한수원에 따르면 주 52시간 전에는 주 68시간 근무를 했다. 동시에 일할 수 있는 인력에 제한이 있어 공사인력을 더 투입하기도 어렵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미 한정된 공간에 최대 인력을 투입해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인력을 투입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야간에 공사를 진행하려면 한수원 감독인력이 현장에 상주해야 하는데 인력이 한정돼 이 또한 쉽지가 않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2017년 7월 14일 공정이 28%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공론화를 위해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공론화위원회는 3개월의 숙의 기간을 거쳐 10월 20일 정부에 건설재개를 권고했다.
공론화는 3개월이 걸렸으며, 이에 따라 준공 시기는 2022년 3월(5호기)과 2023년 3월(6호기)로 5개월씩 미뤄졌다. 여기에 주 52시간 영향으로 15개월이 늘어난 셈이다.
당초 2019년 10월 준공될 예정이었던 신한울 1·2호기 사업도 기간이 연장됐다.
산업부는 '경주 지진 관련 신한울 부지 안전성 평가 등에 따른 기간 연장'으로 사업기간이 '2010년 4월∼2019년 10월'에서 '2010년 4월∼2020년 9월'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는 원래 계획한 114개월에서 125개월로 11개월 지연된 것이다.
정부는 경주 지진 이후 건설 중인 원전의 안전성 평가를 강화했다.
원전 건설 지연으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발전설비 계획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7년 12월 확정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각 1.4GW(기가와트) 발전용량의 신한울 1호기가 2018년 12월, 신한울 2호기 2019년 10월, 신고리 5호기 2022년 1월, 신고리 6호기 2023년 1월에 가동될 것으로 계획했다.
산업부는 공급 예비율이 워낙 높고 추가로 가동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어 원전 건설이 지연돼도 전력이 부족할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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