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없어도…" 국세청·서울시, 강남권 중개업소 대대적 단속
부동산 실거래 허위 신고·증여 통한 탈세 등 집중조사
국토부도 북위례 등 청약 단지, 3기 신도시 후보지 등 투기 단속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서울 강남지역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부동산 불법거래와 탈세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세무당국은 최근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중개업소를 중심으로 일제 단속을 진행중이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서울지방국세청에서 나와 중개인의 동의서를 받고 사무실 컴퓨터에 담긴 주요 계약 및 세무처리 등 내용을 USB에 모두 다운받아 갔다"며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특별사법경찰(특사경)팀이 아닌 국세청 자체 조사"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주 국세청에서 나와 계약 서류는 물론 메모까지 다 가져갔다"며 "최근 집값도 하락하고 거래도 안 되는데 단속까지 이뤄져 아예 며칠씩 문을 닫아버리는 중개업소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작년 말부터 이뤄지고 있는 서울시 특별단속의 일환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자치구, 국세청과 함께 불법 거래 합동 단속 및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강남구 대치동·개포동·압구정동, 서초구 반포·잠원동 등 강남권에서 시작해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올랐던 용산·중구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 단속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반은 실거래가 허위신고, 이중 거래계약서 작성, 호가 담합, 탈세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불공정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국토부 주도로 이뤄진 특사경 조사보다 단속의 강도가 더 높다는 말도 들린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9·13부동산 대책 이후 석 달 가까이 거래가 거의 없는데 또다시 단속 조사에 나서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며 "국세청이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볼 때 증여 거래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세를 잡는 게 목적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송파구 잠실 리센츠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작년 11월 16억5천만원에서 3억원가량 싼 13억5천만원에 신고돼 가족간 증여 거래 의심을 받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실거래가 신고 위반일 가능성은 작고 진짜 사정이 급한 집주인이 내놓은 급매물은 시세보다 2억∼3억원 이상 싼값에 가끔 팔리기도 한다"며 "일반 시세보다 실거래가가 크게 낮은 경우 진짜 급매물인지, 가족 간 의심 거래인지 따져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국토부의 합동 단속도 재개된다.
국토부는 최근 과천·남양주 등 3기 신도시 후보지에 대한 투기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최근 높은 청약률을 기록한 위례신도시 등의 부정 청약, 위장전입 등의 조사에도 착수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집값 등락과 관계없이 부동산 시장의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상시단속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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