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야권연대 본격화…"보우소나루 정부 확실히 견제"
6개 정당 참여할 듯…연방하원 의석 합치면 136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다음 달 1일 브라질 연방의회 개원을 앞두고 좌파진영에서 야권연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PT)과 브라질사회당(PSB), 사회주의자유당(PSOL) 지도부는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만나 연방하원에서 야당 블록을 형성하기로 했다.
블록에는 민주노동당(PDT)·브라질공산당(PC do B)·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등 다른 좌파 성향 정당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루스 시케이라 PSB 대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서 확실한 야당 역할을 하기 위해 연대하기로 했다"면서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확보해 보우소나루 정부를 확실하게 견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6개 정당의 연방하원 의석을 합치면 136석이다. PT 56석, PSB 32석, PDT 28석, PSOL 10석, PC do B 9석, Rede 1석 등이다.
앞서 좌파 정당들은 지난 1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을 보이콧하면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당시 PT는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취임식 불참은 증오와 불관용, 차별을 확산하는 발언과 행위에 대한 항의이자 저항"이라고 밝혔다.
PT는 지난해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출마를 막고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를 비난하는 주장을 퍼뜨리기 위해 소셜미디어(SNS)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대선 결과는 합법적이었으나 과정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이었다"고 말했다.
PT가 더욱 선명한 좌파 노선을 표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권연대가 구체화하면 보우소나루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연방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하원에 의석을 보유한 전체 30개 정당 가운데 어떤 경우에도 보우소나루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정당은 12개로 나타났다. 조건부 지지 입장을 밝힌 정당은 10개, 반(反) 보우소나루로 분류되는 정당은 8개였다. 의원 수로 따지면 전체 513명 가운데 확실한 지지 255명, 조건부 지지 117명, 반대 141명으로 나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예상보다 빨리 의회 내에 입지를 굳히고 있으며, 연금·조세 개혁 등 주요 어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연방의회 조사국 발표 내용에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다.
주요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회 기반은 1990년대 이래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세 번째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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