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새해 첫 해외방문지 파나마로…난민·빈곤문제 화두될 듯

입력 2019-01-23 06:00
수정 2019-01-24 15:01
교황, 새해 첫 해외방문지 파나마로…난민·빈곤문제 화두될 듯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27일까지 파나마 방문

(바티칸시티=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82)이 새해 첫 해외 방문지인 파나마로 향한다.

교황은 23일 오전 로마 외곽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제34회 세계청년대회가 열리고 있는 파나마로 출발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5년 창설한 세계청년대회는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3년마다 모여 신앙을 성찰하고, 사회 문제를 토의하는 축제의 장이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155개국에서 약 20만 명의 청년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막일인 27일까지 파나마에 머물며 강론과 연설을 하고, 청년들과 밤샘 기도도 할 예정이다. 인구 400만명의 파나마는 전체 주민의 89%가 가톨릭 신자인 가톨릭 국가다.



해외 방문 때마다 현지의 소외층을 각별하게 챙기는 행보를 보여 온 교황의 파나마 일정 가운데에는 소년원과 죽음을 앞둔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병동 방문 등도 포함돼 있다.

즉위 7년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미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재 정권 아래의 인권 탄압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민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중미에서는 이민 문제가 무엇보다 첨예한 이슈인지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파나마 방문 기간에도 이민 문제, 빈곤 문제 등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대변인은 "이 지역의 젊은이 상당수가 이민자"라며 "교황이 행사 기간에 이주 위기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출입 기자들에게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이 전쟁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는 이주민들을 따뜻하게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교황은 2016년 2월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에도 중남미에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주자를 비판한 바 있다.

멕시코 국경 장벽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빚어진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개월 넘게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며 현재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안이기도 해 교황이 이에 대해 다시 언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초 파나마 방문 길에 중남미 가톨릭의 '아이콘'인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를 배출한 엘살바도르에도 들러, 그의 묘소에서 기도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으나, 엘살바도르 방문은 추후로 미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10월 1980년에 엘살바도르의 우파 군사독재에 항거하다 미사 집전 도중 암살당한 로메로 대주교의 시성 미사를 직접 주재한 바 있다.

[로이터제공]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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