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한수원, 하금진 전 감독 성희롱 해임 사실 알고도 선임

입력 2019-01-23 11:41
女축구 한수원, 하금진 전 감독 성희롱 해임 사실 알고도 선임

한수원, 초대 사령탑 공모 때 축구협회에 문의해 성희롱 전력 확인

2016년 U-16 女대표팀 감독서 해임되고도 1년 후 한수원 감독 취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여자실업축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성폭력 사건으로 퇴출한 하금진(45) 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성추행 전력을 알고도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금진 전 감독은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작년 9월 돌연 사라졌고, 계약 해지 사유가 선수단 소속의 여직원을 성추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보다 더 충격적인 건 구단이 하 감독을 선임하기 1년 전 성추행으로 해임된 사실을 알고도 채용 계약을 했다는 점이다.

2016년 창단한 경주 한수원은 초대 사령탑을 공개 모집한 가운데 하금진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하 감독은 2017년 3월 정식 취임했다.

하지만 하 감독은 1년 전인 2016년 1월 16세 이하(U-16)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시절 성희롱으로 해임됐다.

그는 모 여직원에게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거나 연락을 해 성적으로 불쾌한 말을 건넨 것이 확인됐고, 축구협회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 징계 최고 수위인 해임 조치를 했다.

경주 한수원은 감독 공모 과정에서 하 감독의 성추행 전력을 확인했던 것으로 연합뉴스 취재 결과 밝혀졌다.

한수원 채용 담당 실무자가 전임지도자를 관리하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연구팀에 문의했고, 연구팀은 '성추행으로 해임됐다'고 알려줬다.

한수원이 선임 과정에서 성추행 전력을 몰랐다는 것과 달리 그 사실을 알고도 채용을 강행한 셈이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당시 공모에 많은 후보가 참여했기 때문에 되도록 여자 지도자를 선임하는 게 WK리그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조언했다"면서 "그 사실을 알고 채용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주한수원 관계자는 "당시 채용 과정에 관여했던 실무자가 바뀌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한 평판도 조사에선 하금진 감독이 문제가 없어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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