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또 다른 한일전…박항서 감독, 일본전서 위대한 도전
베트남 최초 메이저 국제대회 4강 신화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베트남 축구사를 새로 쓰고 있는 박항서(60) 감독이 다시 한번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FIFA랭킹 100위)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일본(50위)과 8강전을 치른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굵직굵직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1월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우승 등을 이끌며 높은 고지를 거침없이 정복했다.
박항서 감독은 연령별 국제대회, 비메이저 대회를 넘어 메이저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어갔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이란, 이라크, 예멘 등 강팀들과 한 조에 묶였지만, 예멘을 꺾고 승점 3점을 챙겨 조 3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16강에서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8강 무대를 밟았다.
베트남이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한 건 역대 두 번째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2007년 대회에서 8강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다만 당시엔 조별리그를 통과한 모든 팀이 16강 없이 8강부터 토너먼트 방식 경기를 시작했다. 사실상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컵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4강 문턱에서 만난 상대 팀 일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베트남은 역대 두 차례 일본 성인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쳤는데 모두 졌다.
2007년 7월 16일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1-4로 대패했고, 2011년 10월 7일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일본대표팀 선수들의 무게감도 베트남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무토 요시노리(뉴캐슬), 미나미노 타쿠미(잘츠부르크)를 투톱으로 4-4-2 전술을 쓰고 있다.
하라구치 겐키(하노버), 시바사키 가쿠(헤타페), 도안 리츠(흐로닝언) 등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박항서호는 일본처럼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끈끈하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실력 차를 극복하고 있다.
베트남은 5-4-1 전술을 기본으로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구사하는데 빠른 측면 돌파와 역습으로 효과적인 공격도 펼치고 있다.
원톱 응우옌 꽁푸엉과 오른쪽 측면 공격수 응우옌 꽝하이가 베트남의 핵심 선수다.
베트남은 일본전에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 21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1-0으로 꺾었다.
상황도 불리하지 않다. 베트남은 일본보다 하루 먼저 16강전을 치러 몸 상태를 회복하는 데 유리하다.
베트남 내 언론 매체들은 일본전 승리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어 부담이 한결 덜하다.
베트남 매체 '징'은 22일 "일본엔 유럽리그에서 뛰는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 이기는 게 쉽지 않다"라면서도 "그러나 박항서 감독과 우리 선수들은 지금까지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많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박항서 감독과 한국 반응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일본 매체 축구채널은 한국 내 보도 내용을 소개하며 "베트남은 한국 축구 팬들의 응원도 받고 있다"라며 "한국 팬들은 베트남과 8강전을 제2의 한일전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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