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 입증하고 싶다"
"수비와 작전이 관건…선발진은 최대 7선발까지 준비"
"이대은, 능력치는 있다. 욕심 내지 않고 관리 잘하겠다"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이강철(53) 신임 감독은 22일 신년 결의식에서 전체 선수단과 처음 대면한 뒤 이제야 감독이 된 게 실감이 난다고 했다.
1군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지도자로서의 경험은 누구보다 풍부한 편이다.
1989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언더핸드 투수였다. KBO리그 최초로 10년 연속 10승·100탈삼진을 달성했다.
2005년 은퇴 후 KIA 2군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KIA 1군 투수코치(2007∼2012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투수코치와 수석코치(2013∼2016년)를 거쳤다.
2017년에는 두산 베어스 2군 감독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두산 수석코치를 맡아 박치국, 김영하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신년 결의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에 대해 "감사하고 과분한 칭찬"이라며 "그 말을 입증하고 싶어서 더욱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실수가 어쩔 수 없이 나오겠지만 '초보 감독' 티 나지 않도록 최대한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창단 이후 4년 동안 9∼10위에만 머문 kt는 이 감독의 준비된 지도력을 바탕으로 더 높은 곳으로의 비상을 꿈꾼다.
kt 구단의 2019시즌 캐치프레이즈도 그래서 '飛上(비상) 2019, 승리의 kt wiz'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편하고 즐겁게 뛰어놀게 해주고 싶다. 마음껏 자기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공격력은 어느 정도 있지만, 수비력에는 보완이 필요하다. 안정된 팀을 만들려고 한다. 또 작전의 디테일이 필요하다. 작전을 많이 낼 것이다. 수비와 작전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야수 파트에서는 확고한 방향이 잡혔지만, 투수 파트는 물음표가 가득하다.
이 감독은 "선발진은 최대 7선발까지는 만들어놔야 한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토종이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7선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발진의 변수는 '특급 루키' 이대은이다.
2019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kt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이대은은 부상만 없다면 당장 1군에서도 10승 이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감독은 "이대은은 2017년 2군 감독할 때 봤다. 기가 막히게 던지더라"며 "가지고 있는 능력치는 있다고 본다. 일단 욕심을 내지 않고 관리 잘해서 1년을 갈 수 있게 로테이션을 맞추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대은은 포크볼이 좋지만 롱런하려면 커브 같은 (각도 큰) 변화구가 필요하다. 요즘 야구 추세를 봐도 큰 변화구가 있어야 투구 수를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 초반 성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다면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팀 전력의 30% 이상은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전력 예측이 쉽지 않다. 어느 팀이든 무너지는 용병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무너지지 않고 버틴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KIA에 있다가 넥센에 갔을 때 좋은 성적이 난 것은 초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초반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패배의식에 빠진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다른 팀과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저절로 승수는 올라간다"고 당부했다.
선수들 각자 자신의 위치에 걸맞게 활약해준다면 팀도 함께 도약할 수 있다고 말한 이 감독은 "그러기 위해 소통하겠다"면서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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