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절개 없이 초음파로 종양 제거"…초음파수술 가능성 제시

입력 2019-01-22 12:00
[사이테크 플러스] "절개 없이 초음파로 종양 제거"…초음파수술 가능성 제시

KIST·런던대 연구팀 "고강도 초음파로 종양 조직 제거하는 메커니즘 규명"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국과 영국 공동연구진이 초강력 초음파로 절개 없이 몸 안의 종양 등 연조직을 제거하는 메커니즘을 규명, 외과적 수술 없이 종양을 치료하거나 특정 세포만 제거하는 초음파 수술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단 박기주·김형민 박사팀은 22일 영국 런던대(UCL) 기계공학과 네이더 사파리 교수팀과 함께 강력한 초음파 영역에서 발생하는 음향 공동현상(acoustic cavitation)을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하고 집속초음파의 연조직 제거효과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초강력 초음파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시켜 초점 부위의 조직을 제거하거나 치료하는 고강도 집속초음파(HIFU) 기술이 차세대 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외과적 수술 없이 종양을 제거할 수 있어 정상조직의 부작용이 적고 회복 시간도 빨라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은 대기압의 수백배인 수십 메가파스칼(MPa)의 압력을 갖는 고강도 집속초음파가 1천분의 1초 정도의 짧은 시간에 초점 부위 온도를 끓는점까지 올릴 때 초점에서 발생한 수증기 기포가 수술칼 역할을 해 주변 세포조직을 제거하는 원리다.

하지만 이를 실제 종양제거 등 치료에 적용하려면 초점 부위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기포의 크기와 운동 등 관련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관련 메커니즘은 아직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강력한 초음파 영역에서 발생하는 음향 공동현상의 운동변화를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세포조직의 변형률을 계산했다. 이어 겔(gel)로 만든 인체 모사조직으로 실험하면서 이때 발생한 공동현상을 초고속카메라로 촬영했다.



그 결과 고강도 집속초음파에 의해 발생한 기포의 운동 강도는 연조직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강하면서도 혈관을 파괴할 수 있는 강도보다는 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고강도 집속초음파가 종양 같은 연조직을 기계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기포의 운동 변화 및 강도를 조절하면 원하는 세포조직만 주변 손상 없이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기주 박사는 "이 연구는 초음파를 이용한 연조직 제거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수학적 모델링 기법으로 최적화된 초음파 조사조건을 찾으면 외과적 수술 없이도 종양치료 및 특정 세포의 선택적 제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과 KIST 기관고유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초음파학 음향화학'(Ultrasonics Sonochemis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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