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규 교수, 조재범 압박 의혹 반박…탄원서 요구는 인정
성폭력 은폐 사실에 관해선 "관련 내용 모른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심석희(한국체대)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무소속 손혜원 의원-젊은빙상인연대와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젊은빙상인연대 측은 전명규 교수가 심석희 성폭행 피해 사건의 중심에 있으며, 과거 다른 성폭력 사건을 은폐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관해 전명규 교수는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일부 반박했다.
◇ 조재범 전 코치 압박 의혹, 전명규 교수 전면 반박 = 전명규 교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전 코치에게 한국체대 파벌에 속한 심석희가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압박했다는 의혹에 관해서 반박했다.
손혜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정조사에서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 편지'를 공개하며 전명규 교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심석희가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조 전 코치는 편지에서 심한 압박을 느껴 심석희를 혹독하게 지도할 수밖에 없었으며, 폭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명규 교수는 조재범 전 코치에게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으며 조 전 코치가 감형받기 위해 거짓으로 쓴 편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젊은빙상인연대 관계자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자신의 비위 사실을 알려주면 합의서를 써주겠다고 종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탄원서 요구는 인정…"폭행으로 구속된 건 과하다고 생각" = 전명규 교수는 젊은빙상인연대의 일부 주장에 관해서는 인정하기도 했다.
전명규 교수는 선수들에게 심석희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조재범 코치의 탄원서를 걷도록 특정인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관해 전 교수는 "폭행만으로 구속까지 됐다는 것이 과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일부 시인한 뒤 "다만 당시엔 성폭행 사실을 몰랐고,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당했다고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심석희를 불러 무마 시도한 내용에 관해서도 일부 시인했다.
전명규 교수는 "심석희에게 올림픽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그런 것"이라며 "올림픽 대회 후 기자회견을 해도 된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올림픽 전 전명규 교수와 심석희를 만난 자리에서 "조재범을 살려주겠다"라는 발언을 한 내용에 관해서는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라며 "이기흥 회장이 심석희에게 관련 사건에 개의치 말고 올림픽에 전념하라는 취지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변 사람들과 추적이 불가능한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한 것에 관해서는 "평창올림픽 이후 (개인정보가 유출돼) 만신창이가 됐다"라며 "심리적으로 불안해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 제자 코치의 성폭력 은폐 의혹…"관련 내용 알지 못한다" = 손혜원 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명규 교수가 제자인 A코치의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다며 모바일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사건의 성폭력 피해자인 B는 전명규 교수에게 "죽고 싶은 생각이 수백번이 든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전 교수는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그것이 우선이다"고 답했다.
전명규 교수는 "성폭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라며 "관련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명규 측 변호인은 "전명규 교수는 언제 그런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다"라며 "전명규 교수가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다고 단정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전명규 "조재범 성폭력 몰랐다…심석희에게 미안" / 연합뉴스 (Yonhapnews)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