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성 "'레이더 갈등', 韓과 협의 안해…방위협력은 계속"(종합)

입력 2019-01-21 18:52
수정 2019-01-22 14:04
日방위성 "'레이더 갈등', 韓과 협의 안해…방위협력은 계속"(종합)

"사실 규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韓에 항의·재발방지 요구"

'새 증거'라며 가공한 18초 분량 레이더 탐지음 음성파일 공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방위성이 21일 한일간 '레이더-저공비행' 갈등과 관련해 한국과 더 이상 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방위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국해군구축함의 자위대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照射·비춤) 사안에 관한 최종견해에 대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방위성은 이 성명에서 "객관적인 사실을 인정할 자세가 보이지 않아, 레이더 조사의 유무에 대해 이 이상 실무자 협의를 계속해도 진실 규명에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협의 계속은 이제 곤란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방위성은 그러면서 "한일과 미국을 더한 한미일의 방위협력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비롯해 지역의 안정적인 안보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극히 중요하고 불가결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며 "협력의 계속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본 사안에 대해 (한국에) 재차 강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방위성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따라 일단 논란이 확산할 가능성은 작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국방부가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나서 향후 전개 방향이 주목된다.



일본 방위성은 작년 12월 20일 한국의 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에 화기관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우리군은 이를 부정하면서 오히려 일본의 초계기가 낮은 고도로 위협 비행을 했으니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방위성은 이날 성명에서 한일 양국의 그간 주장을 열거하면서 작년에도 3차례에 걸쳐 일본 초계기가 한국 구축함을 촬영했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방위성은 12월 20일 일본 초계기가 가장 가깝게 한국 구축함에 접근했을 때의 고도가 150m였고 거리는 500m였다며 작년 4월에 2차례, 같은 해 8월에 1차례 비슷한 거리에서 비행해 한국의 구축함을 촬영했지만 한국 측에서 한 번도 문제제기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자위대 초계기가 '저고도 위협비행'을 했다는 한국 측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 셈이다.

방위성은 이날 성명과 함께 '새로운 증거'라며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포착했다는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18초 분량으로 '화기관제용 레이더 탐지음'라는 이름의 이 음성파일에는 '일부 보전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 달렸다. 방위성은 이와 관련해 기밀 유지를 이유로 일부를 가공했지만 특징은 그대로 남겨놨다고 설명했다.



해상초계기는 레이더 전자파를 음파로 전환하는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를 갖추고 있는데, 방위성은 이번에 공개된 음성파일이 한국 초계함 광개토대왕함이 발사한 레이더를 초계기의 RWR이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성은 비교용으로 일반적인 수색용 레이더의 탐지음 음성파일도 함께 공개하며 강한 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화기관제용 레이더의 특징인 만큼 공개한 '화기관제용 레이더 탐지음'이 일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이날 일본 방위성이 협의 중단 방침을 발표하고 탐지음을 공개하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일본이 (오늘) 제시한 전자파 접촉 음성은 전자파의 특성을 확인할 수 없는 기계음"이라고 일본측 주장을 일축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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