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경찰·해외는 국정원'…찰떡공조로 마약밀매조직 소탕
국정원, 제3국인 정보원 활용·공작원 급파해 캄보디아 마약공급책 검거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약 3년간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한국인 마약밀수조직이 경찰과 국가정보원(국정원)의 공조 수사 끝에 검거됐다.
21일 경찰과 국정원에 따르면 2015년 캄보디아에 입국한 한모(58)씨는 캄보디아에서 구한 필로폰을 국내에 공급하기로 이모(46)씨 부부와 공모하고 본격적인 마약밀수를 시작했다. 이들이 3년간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은 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2017년 5월 국내에서 필로폰 단순 투약자를 검거하고, 필로폰 구매 경위를 수사했다. 약 1년간 수사 끝에 국내에서 필로폰을 판매한 이씨와 최모(43)씨를 검거하며 국내 판매망을 와해시켰다.
문제는 해외 공급망이었다. 주범인 한씨가 캄보디아에 체류하는 이상 국내 필로폰 공급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마약 공급·판매망을 뿌리 뽑기 위해 국정원에 해외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과 국정원은 즉시 실무회의를 열고 경찰이 국내 연계 사범 검거를, 국정원이 해외 마약밀수 조직 와해를 맡도록 업무를 분담했다.
경찰의 요청을 받은 국정원은 지난해 8월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공작관을 캄보디아에 투입해 한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국정원은 한씨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캄보디아에 체류하던 하부 조직원인 연락책 김모(37)씨 검거가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김씨의 사진을 입수해 경찰에 전달했고, 경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김씨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조치했다.
국정원은 제3국인 등 다수의 정보원을 투입해 김씨의 소재지를 파악했고,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경찰이 김씨를 검거했다.
국정원은 검거된 김씨의 진술. 제3국인 정보원의 정보, 자금세탁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한씨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단서를 확보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일 캄보디아에 공작원을 급파했고, 캄보디아 경찰과 합동작전을 벌여 한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인터폴과 공조해 호송인력 8명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한씨 등을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은 이들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는 경찰, 해외는 국정원'이라는 양 기관의 특화된 업무의 강점을 살린 역할분담으로 국내외에 걸친 마약 판매망을 일망타진했다"며 "필로폰 공급과 유통 전 단계 관련자를 발본색원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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