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일부 의원들, 손혜원 지원사격…지도부는 거리 두기(종합)
"'문화 알박기'지 '투기' 아냐" 두둔…"공론화 선행됐어야" 지적도
지도부 "당으로선 할 일 다 해…특별히 도울 게 없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한지훈 기자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탈당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에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개별지원을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탈당으로 인해 당의 공식적 지원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향후 펼쳐질 법적 공방전에서도 손 의원에 대한 동료 의원들의 물밑 지원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탈당 이틀째인 21일에도 손 의원을 두둔하는 움직임은 계속됐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결론적으로 말하면 손 의원은 돈에 미친 게 아니고 문화에 미친 것"이라면서 "투기를 위해 샀다기보다는 상업적 개발을 막고 문화 개발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일종의 '문화알박기'"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국민 눈에는 부적절해 보일 수 있겠으나 재단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당 조직 사무부총장인 소병훈 의원은 트위터에 "손 의원은 자신이 이름을 지은 '더불어민주당'을 떠났다"며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매지 말라'는 말들을 하는데 그렇다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국회의원이 되어서야 제 노릇 다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적었다.
소 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도 "투기라는 건 시세차익이 전제돼야 하는데 손 의원 건은 그렇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당을 떠나야 하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라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치에 맞지 않는 시빗거리로 야당은 정치공세를 되풀이하는데 그런 식으로 우리 당 의원을 계속 괴롭힌다면 당에서는 개별 의원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표창원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손 의원의 행동 일부가 이해충돌 금지에 해당하거나 법·윤리 위반이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지금은 너무 의혹을 과장해서 몰아붙이고 단정하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해오던 지역 전통문화유산 보존 활동, 지역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무시하고 절차상의 하자 논란만으로 의원직 사퇴라는 말은 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다수 의원은 전날 탈당 기자회견에 홍영표 원내대표가 함께한 것을 두고 '과잉보호'라는 일각의 지적에 거리를 뒀다. 자유한국당은 기자회견에 동참한 홍 원내대표를 '호위무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상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지도부가 동참하는 일은 드물다"면서도 "어쨌거나 우리 당의 당명을 지어준 동료 의원이라 홍 원내대표가 안타까운 마음에 마지막을 함께 지켜본 것 아니겠냐"고 했다.
한 중진 의원도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손 의원이 당적을 버리기로 한 만큼 투기 의혹을 둘러싼 향후 공방에는 공식 대응을 자제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손 의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서울 마포을이 지역구인 손 의원은 이날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당으로서는 이제 할 일은 다 한 것"이라며 "당으로선 돕고는 싶지만, 당적을 버린 이상 특별히 지원해줄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일각에선 손 의원의 목포 일대 부동산 집중 매입은 선의에 의한 것이었어도 결과적으로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3선의 한 중진 의원은 "손 의원이 목포를 살리겠다는 좋은 의도를 가졌다는 것을 알지만, 정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지금과 같은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목포시나 국회 상임위의 공적인 절차를 통한 공론화 작업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짚었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