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가시권 속 바짝 붙은 北中…"풍파에도 끄떡없어"
北매체, 김정은 방중 계기 친선 강조…23일 베이징서 北예술단 공연도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초 전격적인 방중을 계기로 북·중 밀착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21일 '불패의 친선관계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조중(북중) 친선은 오늘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7∼10일 이뤄진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을 언급하며 "네 번째로 이루어진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상봉은 그 어떤 풍파에도 끄떡없는 불패의 친선관계로 승화 발전된 조중 두 나라 사이의 훌륭하고 위대한 단결을 다시금 만천하에 과시하였다"고 부각했다.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전날 4차 북중정상회담 관련 "조중 최고지도부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 계기"라고 하는 등 연일 북중 친선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양국 간 교류·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4차 북중정상회담에서 교류·협조를 한층 더 강화·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첫 번째 주자로 리수용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대표단이 오는 23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을 앞두고 베이징(北京)에서 공연을 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공연단은 삼지연 관현악단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예술단의 이번 공연은 단순히 '공연' 그 이상의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 단장이 이끄는 모란봉악단은 2015년 12월 베이징에서 공연을 예정했다가 공연 직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귀국함으로써 북·중 수뇌부 간에 이상 기류가 표출된 바 있다.
이후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등으로 관계가 냉각되면서 국가 차원의 예술단 교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양국 관계가 회복되면서 3월과 11월 중국 예술단이 두 차례 방북해 극진한 대접을 받은 만큼, 이번 북한 예술단의 중국 공연은 답례 차원이자 우호를 다시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내용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도 전날 북한 예술단의 중국 방문 소식을 전하며 "전통적인 불패의 조중 친선을 더욱 강화 발전시키는 데 적극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중 간 문화 교류는 유엔 대북 제재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서로 부담이 덜하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비(非)정치분야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이 본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과 공조를 대미 압박에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4차 북중정상회담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층 긴밀해지면서 문화·예술 분야를 통해 협력관계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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