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보즈니아키 "샤라포바와 사이? 그냥 그런데요?"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앙숙'은 진짜 '앙숙'인 모양이다.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3회전에서 격돌했던 마리야 샤라포바(30위·러시아)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3위·덴마크) 이야기다.
둘은 18일 3회전에서 만나 샤라포바가 2-1(6-4 4-6 6-3)로 이겼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보즈니아키로서는 아쉬운 패배였다.
경기 전부터 둘의 맞대결에는 팬들의 관심이 유난히 쏠렸다.
2017년 샤라포바가 약물 징계에서 돌아온 이후 출전한 US오픈에서 계속 메인 코트 배정을 받는 것에 대해 보즈니아키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바 있기 때문이었다.
샤라포바 역시 지지 않고 16강에 진출한 뒤 "중요한 것은 나는 16강에 올랐다는 사실"이라며 16강 진출에 실패한 보즈니아키를 저격했다.
게다가 보즈니아키는 샤라포바의 또 한 명의 '숙적'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와 유달리 친한 사이로도 유명하다.
2015년 이후 약 4년 만에 성사된 샤라포바와 맞대결에서 패한 보즈니아키는 기자회견에서 샤라포바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그동안 코트 밖에서 여러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샤라포바와 사이가 어떤지, 또 이번 경기를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웬만하면 샤라포바에게 적당한 덕담을 하고 끝낼 수도 있었겠지만 둘의 관계는 그럴 사이가 아닌 듯했다.
보즈니아키는 "(샤라포바와 사이는)그냥 예전과 똑같다"며 "그는 여전히 아무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자신의 팀, 가까운 사람들과만 교류한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나의 친구들이 있고, 내가 할 일을 할 뿐"이라며 "(샤라포바와는) 투어에서 만나 경쟁하고, 코트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에 패한 보즈니아키에게 다소 짓궂은 질문은 한 번 더 나왔다.
"내일 시모나 할레프와 비너스 윌리엄스의 경기가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2년 전 US오픈에서 샤라포바의 코트 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보즈니아키로서는 곤혹스러운 질문일 수도 있었다.
보즈니아키는 "아직 내일 일정을 보지 못했다"며 "그런데 로드 레이버 아레나 이외의 메인 코트에서 경기하는 것과 실외 코트에 배정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할레프와 윌리엄스의 경기는 또 다른 메인 경기장인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리기 때문에 '홀대'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2년 전 US오픈에서 샤라포바의 메인 코트 배정에 문제를 제기한 날 보즈니아키는 일반 코트에서 경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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