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대선 개입 정보 보유' 발언 벨라루스 여성 체포

입력 2019-01-18 19:38
'러, 美 대선 개입 정보 보유' 발언 벨라루스 여성 체포

태국서 "성매매 알선 혐의" 추방…모스크바 공항서 체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태국 유명 관광지 파타야에서 불법 '섹스 교실'을 운영하다 지난해 초 태국 당국에 체포됐던 러시아와 벨라루스인들이 태국에서 추방돼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현지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인테르팍스 통신 등은 이날 태국에서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벨라루스 국적 여성 아나스타샤 바슈케비치(가명 나스탸 리브카)와 러시아인 남성 알렉산드르 키릴로프(알렉스 레슬리) 등 7명이 공항 도착 직후 현지 경찰에 체포돼 시내 경찰서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레슬리의 부인은 체포된 자들에게 '불법 성매매 알선' 혐의가 적용됐다고 자국 언론에 전했다.

리브카와 레슬리는 지난해 2월 태국 파타야에서 러시아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불법 섹스 교실을 운영하다가 다른 8명과 함께 체포됐다.

당초 이들에겐 불법 강좌 운영에 따른 노동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으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비밀 범죄 조직을 구성해 매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리브카는 조사 과정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태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정치 망명을 요청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나는 러시아와 미국 대선 커넥션, 올레그 데리파스카(러시아 기업인)와 세르게이 프리호디코(당시 러시아 부총리), 폴 매너포트(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긴 연결고리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잃어버린 고리"라며 "러시아로 돌아가면 살해될 것이 뻔한 만큼 추방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런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16시간 분량의 녹음 파일도 갖고 있다면서, 러시아로 추방되지 않도록 미국 대사관과 언론이 도와주면 관련 정보를 넘기겠다는 제안도 했다.

이 와중에 러시아의 반(反)부패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리브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인용하면서 억만장자 데리파스카가 '에스코트 서비스' 여성들(리브카 등)을 데리고 호화 요트에서 프리호디코 부총리와 비밀 회동을 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키웠다.

이에 데리파스카는 리브카를 상대로 개인정보 불법 유포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해 달라고 러시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태국 법원은 지난 15일 재판에서 불법 성매매 알선 혐의를 인정한 리브카와 7명의 피고인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며 이들은 이틀 뒤 태국에서 추방됐다.

태국 현지에서 자신이 언급했던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관련 정보를 끝내 공개하지 않은 리브카는 러시아에서도 관련 정보에 대해 함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지인은 "리브카가 누구와도 비밀정보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녀는 어떤 비방성 자료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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